여름휴가 수요 늘지만…항공기 부족에 전세계 항공업계 '휘청'

신규 항공기 지연에 임대비용 30%↑

여름 휴가철 여행 수요 급증을 앞둔 가운데 보잉과 에어버스 항공기 납품 지연으로 전 세계 항공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라고 9일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신규 항공기 인도가 지연되면서 항공사들은 오래되고 연료 효율이 낮은 항공기를 계속 운항하기 위해 수리에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고, 항공기를 임대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전 세계 여행자 수는 올해 사상 최대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2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전 세계 항공 운송 능력이 연간 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잇따른 보잉 안전사고 이후 이 같은 추정치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마사 노이바우어 에어로다이나믹 어드바이저리 시니어 어소시에이트는 "보잉과 에어버스 생산 문제로 올해 항공사들이 예상보다 19% 줄어든 규모의 항공기를 인도받을 것"이라며 "미국 여러 항공사는 보잉 737맥스 항공기에 의존하기 때문에 1년 전 계획보다 32% 적은 수의 항공기를 인도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 5일 알래스카 항공의 보잉 737맥스9 여객기 공중 패널 폭발 사고 이후 미국 연방 항공국은 보잉의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는 일부 노선을 축소했다. 미국에서는 유나이티드 항공과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비행편을 줄이고 인력을 조정했다.

신규 여객기 공급 부족으로 항공기 임대 시장은 호황이다. 시리움 어센드 컨설턴시에 따르면 에어버스 A320-200네오와 보잉 737-8맥스 항공기 임대료는 월 40만달러(약 5억4200만원)에 달하는데 2008년 중반 이후 최고치다.

존 하임리히 A4A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항공사들이 코로나19 이전보다 항공기 임대 비용을 30% 더 많이 지출한다고 밝혔다. 또 항공사들이 경제적 수명이 다한 여객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몇개월이 소요되는 대대적인 유지보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나이티드·델타·아메리칸 항공의 지난해 수리 비용은 2019년 대비 40% 뛰었다. 하임리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항공 수요는 늘었지만 임대, 수리비, 인건비가 증가하면서 이익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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