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김현정특파원
1%대 저금리에도 중국 은행의 예금액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보다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투자 성향이 굳어지며 중국인들이 저축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3일 중국 경제매체 중신징웨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6대 국유은행(공상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교통은행, 우정저축은행)의 예금 총액은 133조6100억위안(약 2경 4790조원)으로, 전년 대비 12.03%(14조3400억위안·2661조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신징웨이는 "14억 인구를 기준으로 모든 사람이 각각 1만위안씩 저축액을 늘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6대 은행의 예금액은 전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A주 상장 은행 21곳 전체 예금액의 80%를 차지한다. 그중 공상은행이 32조9856억위안으로 가장 많았고, 농업은행의 예금총액은 28조4400억위안, 건설은행과 중국은행은 각각 27조2200억위안, 22조6000억위안을 기록했다.
그밖에 주식회사 가운데에서는 초상은행이 8조1600억위안으로 집계됐고, 중신은행과 흥업은행이 5조4000억위안, 5조1400억위안으로 뒤를 이었다. 증가율을 기준으로는 루이펑은행과 창수은행의 예금이 각각 전년 대비 16.60%, 16.16% 뛰어 1, 2위였다.
지난해 말 국유은행을 포함한 일부 은행들의 예금 금리는 1%대에 진입한 상태다. 공상은행 1.89%, 중국은행 1.83%, 농업은행 1.78%, 건설은행 1.77%, 초상은행 1.62%, 우정저축은행 1.53% 수준이다. 금리가 가장 낮은 우정저축은행의 예금액만 해도 전년 대비 9.76% 증가한 13조9559억위안에 달한다.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금리 인하 추세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정기예금으로 갈아타는 분위기다. 펑파이신문은 "일부 만기가 긴 개인 정기예금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그 여파로 은행들의 평균 원가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출금리 인하 여파로 지난해 4분기 기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69%로 전 분기 대비 0.0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신규 기업 대출의 가중 평균 금리는 3.75%로 집계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경영난 여파로 일부 은행들은 급여를 대폭 삭감한 데 이어 이미 지급된 보너스까지 반환하라는 요구를 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