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선진기자
올 들어 미국 7대 기술주를 뜻하는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 7·M7) 중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면서 이 중 애플, 알파벳, 테슬라를 제외한 패브(Fab 4·F4)가 증시 주요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인공지능(AI)의 상용화 기대감에 힘입어 급등했던 M7도 향후 전망과 실적에 따라 주가 흐름이 판이하게 나뉠 거라는 지적에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미국 증시의 상승을 이끌었던 M7이 올해 F4로 대체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4인조 밴드 그룹 비틀즈의 별명으로 불렸던 F4는 주식시장에서 M7 중 엔비디아, 메타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으로만 구성됐다. S&P500지수가 올해 첫 거래일 이후 약 11% 급등하며 무려 22차례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F4는 이보다 뛰어난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여왔다. 반면, 애플(-8%), 테슬라(-29%), 알파벳(9%)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하반기에 접어들어서도 두 그룹 간 격차가 벌어질 것이란 분석이 F4가 나온 배경이다. F4는 AI 순풍을 타고 수익성을 높여갈 것으로 전망됐지만 애플, 테슬라, 알파벳은 성장성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애플은 중국의 ‘애국소비’ 열풍으로 아이폰 판매량이 둔화되고 있다. 또 최근 미국, 유럽 규제당국으로부터 각각 반독점법, 디지털 시장법(DMA) 등 제재에 직면하며 성장 핵심인 ‘애플 생태계’에 균열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 경쟁 업체의 저가 공세에 위기를 맞았다. 알파벳은 챗GPT 등 경쟁 AI 검색엔진이 등장한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사 제미나이의 이미지 생성 오류로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
특히 WSJ은 애플, 테슬라의 반등 없이 S&P500지수가 랠리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는 향후 주식시장 전망에 낙관적인 신호”라고 진단했다.
그간 고금리 여파에 M7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수익성은 좋지 못했다. 게이트웨이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S&P500 중 M7을 제외한 나머지 493개 기업의 수익증가율은 -2.5%로 역성장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 이들 기업의 수익증가율은 반등하기 시작해 오는 4분기 18.1%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M7 수익증가율(15.5%)을 넘어선 수치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차입비용 감소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게이트웨이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조셉 페라라 투자 전략가는 “하반기로 갈수록 대형 기술주 중심의 랠리는 다른 부문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