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진기자
이도균 대표 체제 5년 차를 맞은 무림그룹이 친환경 사업에서 성장 동력을 찾는다.
무림그룹은 각 계열사가 26일을 전후로 이도균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며 이 대표 체제에 힘을 실었다. 무림SP와 무림P&P는 전날 정기주주총회에서 이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무림페이퍼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정기주총을 열고 이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무림그룹의 지배구조 최상단에는 무림SP가 자리한다. 무림SP가 무림페이퍼를, 무림페이퍼가 다시 무림P&P를 자회사로 두는 구조다. 이 대표는 세 곳의 대표이사를 모두 겸하고 있다. 이 대표는 무림그룹 고(故) 이무일 창업주 장손이자 이동욱 회장의 장남이다.
이도균 무림 대표이사.
이 대표는 1978년생으로 2007년 무림페이퍼 영업본부로 입사해 제지사업 본부와 전략기획실 등에서 14년간 경영 수업을 받았다. 2010년에는 울산 무림P&P 일관화공장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며, 국내 최초 펄프와 제지 일관화 공장 준공을 이끌기도 했다.
무림은 이 대표가 취임한 2020년 이후 제자리걸음이다. 무림페이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77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 지난해 무림P&P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3% 감소한 116억원을 기록했다. 제지업계 전반의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아 올해도 실적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친환경 사업을 점찍었다. 무림은 이 대표 취임 직후인 2020년 4월부터 현재까지 친환경 소재 개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까지 무림은 친환경 셀룰로스 섬유소재의 저비용 대량 제조 기술 개발에 나섰다. 이 섬유소재는 고강도 내열성 자동차 내장재 등으로 사용될 수 있다.
무림은 또 올해 연말까지 바이오매스 함량이 90% 이상인 고투명성 생분해성 산소 및 수분 배리어 필름을 위한 첨가제 개발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친환경 수계 코팅액 및 식품포장재용 필름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평가다. 무림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셀롤루스는 식물 섬유를 나노 단위까지 쪼갠 일종의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무림 '네오코튼TMB'. (사진=무림)
일부 신소재는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무림은 국내 최초로 버려진 옷을 활용한 포장용지 '네오코튼TMB'를 개발해 화장품 포장재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네오코튼TMB는 헌 옷에서 면섬유들을 분리해 작은 조각으로 분쇄 후 천연 펄프와 혼합해 만든다. 이 포장재는 LG생활건강의 브랜드 ‘오휘’에 적용됐다.
종이 원자재인 펄프를 생산·판매하는 무림P&P는 천연 생(生)펄프로 만든 'moohae(무해) 펄프몰드' 'moohae(무해) 종이 물티슈' 등을 출시하기도 했다. 펄프몰드 사업은 이 대표가 직접 추진한 사업이다. 현재 ▲치킨상자 ▲접시 ▲도시락 용기 ▲테이크아웃 컵 등 다양한 분야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무림에서 친환경 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크지 않다. 아직 관련 시장이 크게 형성되지 않아서다. 이에 무림은 소비자 대상 대규모 B2C 행사인 '종이비행기대회', '페이퍼 어드벤처' 등을 매년 개최하며 인식 확대에 힘쓰고 있다.
무림 관계자는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종이의 친환경성을 공감하고 ESG 가치를 실천하며 환경의 중요성을 되새길 수 있도록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며 "'코튼 종이'(면섬유 원료 종이) 가 가진 친환경성과 제품력을 알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