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다닐수록 표를 잡아먹는 '불가사리 후보'"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가 인천 계양구 유세 도중 '2찍'이라는 표현을 쓴 것과 관련해서다.
기자회견 연 이재명 대표 [사진출처=공동취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 전 의원은 9일 블로그에 "이 대표는 가만히 있는 게 선거 도와주는 거다. 이재명 대표를 자기 지역구는 물론 어디든 가지 못하게 붙들어 앉히는 것, 민주당의 현명한 선거전략이겠죠?"라고 비꼬았다. "다니면 다닐수록 표를 잡아먹는 '불가사리 후보'가 꼭 있다"면서 "이재명 대표가 딱 맞는 예다. 이재명은 폭탄이다. 이재명은 불가사리"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과거 사례를 들기도 했다. "제가 당에 있을 때 민주당 모 후보가 나왔다. 우리 쪽은 악수하는 것도 힘들어하는 선거운동이 힘겨운 분이었지만 저쪽은 네임드에 미국 명문대 박사학위에 그리고 여성이었다"고 과거를 회상하면서 "내가 '우리 지면 어떡해요?'하고 걱정하자 우리 후보를 수행했던 당직자가 웃으면 말했다. '걱정 마세요. 민주당 여성 후보는 사람을 만나면 만날수록 표가 우수수 떨어집니다. 어찌나 거만한지 몰라요'. 노련한 당직자의 예언대로 한나라당 후보가 압승했다"고 했다.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 [사진출처=채널 A '외부자들']
이 대표는 8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주민에게 인사하던 중 한 고깃집에서 만난 손님들에게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말했고, 이 장면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2찍'은 지난 대선에서 기호 2번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한 여권 지지자를 비하하는 것으로, 야권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통용되는 표현이다.
여권은 들끓었다. 총선 대결을 펼치게 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국민의힘 인사들은 일제히 이 대표를 향해 "유권자 비하"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논란이 일자 이 대표는 9일 "어제 지역구에서 사용했던 '2찍' 표현에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에 정중히 사과드린다"면서 "상대 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모두 똑같은 주권자이고 이 나라의 주인이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온전히 섬기는 정치를 하겠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