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화기자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미국 엔비디아를 포함한 고객사 수요 증가로 올해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생산능력(캐파)을 두 배 가까이 늘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8일 경제일보, 자유시보 등 대만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미국 애플과 엔비디아, 인텔, 퀄컴, 브로드컴, 미디어텍 등 주요 고객사 수주 확대로 올해 3㎚ 공정 캐파를 대규모로 확대한다고 보도했다.
TSMC는 연말까지 3㎚ 캐파를 늘려 지난해 6만장 수준이던 웨이퍼 생산량을 10만장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3㎚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역시 8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PC, 고성능 컴퓨팅(HPC)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 수주가 늘면서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가 올해 출시할 인공지능(AI) 칩 신제품 'B100' 역시 3㎚ 공정을 통해 생산되다 보니 캐파 확대가 필요했던 상황이다.
TSMC는 지난해 3㎚ 양산을 시작한 뒤 빠르게 먹거리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에서 3㎚ 비중은 15%까지 늘어난 상태로, 올해도 상당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TSMC는 3㎚ 비중 확대와 함께 AI 수요도 늘어나면서 올해 매출이 지난해 대비 20% 넘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1월 매출만 보더라도 2157억8500만대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9% 늘었다. 전달과 비교하면 22.4% 증가했다. 다만 1분기 전체로 보면 핵심 고객사인 애플의 비수기 진입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보다는 실적이 줄어들 전망이다. TSMC는 1분기 매출 전망치를 180억~188억달러로 제시한 상태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스마트폰 시장의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1분기 실적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HPC 관련 수요가 계속되면서 부분적으로는 상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