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음주운전 단속을 거부하더니 경찰관을 차에 매단 채 도주한 운전자가 붙잡혔는데, 알고 보니 현직 공무원으로 드러났다. 1일 KBS는 "경찰이 제주도청 공무원인 50대 남성 A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 혐의로 구속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새벽 제주도 제주시 연삼로의 한 도로에서 SUV 차 한 대가 아슬아슬하게 차로를 넘나들며 주행했다. 이를 발견한 뒤차 운전자는 경찰에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했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이 신호 대기 중이던 SUV 차량에 다가가 음주 측정을 시도한 순간, 차량이 갑자기 출발했다.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경찰관 한 명이 차에 매달려 끌려가다가 얼마 안 돼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다른 경찰관 한 명은 도주 차량을 뒤쫓기 위해 다급히 경찰차에 올라탔다.
뒤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신고자는 곧바로 추적을 시작했고, 도심 골목길 2㎞가량을 뒤쫓은 끝에 해당 차량을 발견해 경찰에 위치를 알렸다. 도주한 운전자 A씨는 차 안에 누워 있다가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음주 측정 결과, A씨는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다. 그는 음주 측정 후 자신이 제주도청 공무원임을 실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남성을 형법상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 혐의로 구속했다.
공무원비위사건 처리 규정에 따르면 최초 음주 운전을 한 경우에 혈중알코올농도가 0.08% 이상이면 강등이나 정직 등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게 돼 있다. 또, 도로교통법이나 형법을 어겨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을 경우 당연퇴직의 사유가 될 수 있다. 당연퇴직은 일정한 사유의 발생만으로 별도의 절차나 처분 없이 사유 발생일 또는 소정의 날짜에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