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 조각가’ 김윤신, 국제갤러리·리만머핀과 전속 계약

"남아 있는 힘 다해 작품으로 보답할 것"

"남은 힘을 다해 주어진 시간 동안 많은 이들에게 감명을 줄 수 있는 작품으로 보답하겠다"

작가 김윤신. [사진제공 = 리만머핀 서울

한국의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89)이 국제갤러리와 미국 최고 갤러리 리만머핀 전속 작가로 새로운 활동에 나선다.

리만머핀은 17일 “작가 김윤신(89)이 국제갤러리와 공동으로 전속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일제강점기인 1935년 강원도 원산에서 태어난 작가는 한국전쟁으로 가족과 서울로 남하했다. 1959년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1960년대 프랑스에서 유학 생활을 보냈다. 1964년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조각 및 석판화를 전공했다. 이후 1984년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작가는 49세에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후 남미 여행 중 만난 광활한 자연경관에 매료돼 자연에 대한 깊은 존경을 구현한 작품 활동을 선보여왔다.

김 작가의 작업은 조각의 전통 문법을 구사하면서도 회화와 판화 등 평면 형식으로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게 특징이다. 손엠마 리만머핀 서울 수석 디렉터는 “김윤신의 초기 작업은 미래 세대의 여성 예술가들을 위한 길을 닦는 데 긴요한 역할을 했고 한국 미술의 다양화에 기여했다”며 “작가는 가부장제를 비롯한 사회 관습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김윤신, Song of My Soul, 2016. [사진제공 = 리만머핀 서울]

작가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활동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오는 2월 열리는 프리즈 로스앤젤레스(LA) 리만머핀 부스에서 전속계약 이후 처음으로 작업을 공개한다. 3월 리만머핀 뉴욕 갤러리의 인 포커스(In focus)' 전시에도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같은 달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진행될 작가의 개인전에서도 한국 관객에게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은 “여성이 전업 조각가로서 활동하는 것이 어려웠던 시기, 새로운 재료에 대한 과감한 실험정신을 기반으로 아르헨티나라는 머나먼 타지에서도 묵묵히 작업세계를 일구어 온 김윤신 작가와 일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며 "갤러리는 향후 작가의 유의미한 미술사적 기여도를 다시금 확립하는 일은 물론, 구순을 바라보는 지금도 부지런히 작업하며 무한히 발전하는 작가의 예술 여정을 적극 지원하고 널리 알리며 세계적인 작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나아가 국제 무대에서 작가의 시대적 가치에 대한 재고가 활발히 이어지도록 발판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작가는 이날 전속 계약 소식을 전하며 “아흔을 눈앞에 두고 한국을 방문했는데, 지난해 서울시립 남서울 미술관 개인전을 계기로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과 라쉘 리만 리만머핀 공동창립자를 만나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두 갤러리의 성원과 격려, 고국에 계신 분들의 환대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화스포츠팀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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