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혁명](87)탄소배출도 AI로 관리…오후두시랩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이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탄소중립 선언과 규제 등이 잇따라 시행되고, ESG 관련 제도화 움직임이 일면서 해외 수출 기업의 탄소배출 관리 또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26년이 되면 탄소중립 대비가 되지 않은 중소기업들은 하루 아침에 수출길이 끊기는 초유의 사태를 맞을 수 있다. 그러나 국내 탄소중립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개별 기업들이 각 국가 및 기업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보고 의무에 대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국내 한 기업이 인공지능(AI)를 활용해 기업부터 소상공인, 개인까지 누구나 손쉽게 탄소배출을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눈길을 끈다. 지구테크 스타트업 '오후두시랩'이다. 탄소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중소기업들도 탄소배출량을 계산할 수 있도록 지원해 탄소관리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사업 분야는 크게 탄소중립 플랫폼, 하이퍼로컬 모바일 서비스, 산업용 AI, 신재생에너지 등 4가지다. 중소기업, 소상공인, 개인 등 누구나 쉽게 탄소 발자국을 관리할 수 있는 AI 기반 탄소중립 SaaS 플랫폼 ‘그린플로(Greenflow)’와 신재생 에너지 솔루션 ‘해양 IoT’, 산업용 인공지능 솔루션 ‘Responsible AI’ 등 다양한 기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설수경 오후두시랩 각자대표는 "글로벌 규제 기관의 움직임에 따라 기업들이 대응해야 하는 새로운 규제 영역이 생기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의 경우 탄소중립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 현실"이라며 "각 기술과 서비스의 유기적 연결로 기후 기술 시장을 혁신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회사를 소개했다.

이 회사의 대표 서비스는 그린플로다. 탄소배출량 측정부터 보고, 저감 방안 제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AI 기반 탄소중립 SaaS 플랫폼이다. 클릭 몇 번으로 탄소배출량을 확인할 수 있는 완전 자동화가 특징이다. 짧게는 단 몇 분만에 기업이 내뿜는 탄소배출 수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그린플로는 기업의 탄소관리 단계에 따라 ▲스타터 ▲베이직 ▲프로 총 3가지 멤버십으로 구성됐다. 스타터는 5개 항목 데이터만으로 스코프(Scope·탄소 배출 성격 분류) 1, 2, 3 배출 비중을 확인할 수 있어 누구나 쉽고 빠르게 배출량을 계산할 수 있다.

베이직은 문답형 계산 방식으로 편리한 사용성이 큰 특징이며, 대시보드를 통해 전체 탄소배출량에 대한 직관적인 분석도 가능하다. 공시 의무는 없지만, 지속적인 탄소관리를 원하는 기업에 적합하다. 프로는 상세한 배출원 데이터 입력과 관리를 지원해, 기후공시 및 감축 목표

달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린플로에 적용된 기술력도 눈길을 끈다. 특허 출원한 '비용 기반 탄소배출량 측정 기술'은 화석연료로 인한 직접배출(scope1)과 전기와 같은 에너지를 통한 간접배출(scope2) 전반을 아우르며 쉽고 다양한 데이터 입력 포맷과 빠른 계산, 데이터 검증을 지원한다.

가장 까다로운 영역으로 알려진 기업 활동 전반에 걸친 기타 탄소발생량(scope3) 역시 오후두시랩이 자체 개발한 비용 세분화 알고리즘과 표준화 기법 등을 통해 기업의 세무 및 회계 데이터만으로도 손쉽게 계산이 가능하다.

오광명 각자대표는 "AI 클러스터링 기술을 활용, 기업군 별 탄소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비교해 이상 배출량을 감지하거나 효과적으로 진단하는 기능을 제공 중"이라며 "향후에는 공급망 데이터 해석 및 자동 대응 기능까지 순차적으로 공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후두시랩은 탄소중립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파트너사들과도 협업중이다. 현재 하이픈코퍼레이션, 폴레드, 메타캠프, 효진이앤하이, 에코벨 등 다양한 기업과 산업구조 저탄소 전환 촉진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각 기업의 탄소 발생 데이터 파악은 물론, 산업군별 현황에 최적화된 탄소중립 기술 및 콘텐츠 개발을 포괄한 솔루션 고도화에 나설 예정이다.

설 대표는 "향후 철강, 금융, 정부 산하기관까지 다양한 분야로 제휴망을 넓히며 탄소중립 생태계를 확산시킬 계획"이라며 "특히 자체적인 탄소중립 대응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의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협력 방안을 제시해 국내 탄소중립 대응체계 마련과 네트워크 강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IT부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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