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진기자
베트남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교사를 집단 폭행한 사건으로 교권침해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책임 여부를 두고 교사와 학부모 간 이견이 나오고 있다.
8일(현지시간) 베트남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베트남 북부 뚜옌꽝성의 한 중학교에서 7학년 학생 수십명이 음악 교사를 교실에 가두고 단체로 폭력을 가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영상에는 학생 수십명이 교사를 둘러싸고 어깨를 치거나 얼굴 가까이 막대기를 흔들며 위협하고, 교사에게 욕을 하거나 쓰레기를 던지는 모습이 담겨있다. 교사에게 폭력을 가할 때마다 큰소리로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교사는 결국 현장에서 기절했고,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며 베트남에서 교권침해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사건 발생 이후 가해 학생의 학부모들은 "왜 학생들이 이런 태도를 보였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교사가 먼저 학생에게 폭력을 가해 아이들이 보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10월에도 해당 교사의 문제행동으로 학부모들이 민원 제기한 바 있다며 교사의 평소 행실을 지적하고 나섰다.
해당 교사는 "지난 학기부터 일부 학생이 교사를 무시하는 행동을 해왔고, 사건 당일에도 수업 시간 이후 학생들이 멋대로 음악을 틀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며 "교장 선생님께 여러 차례 이를 보고 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베트남뿐만 아니라 '교권 침해'는 올해 교육계의 최대 이슈였다. 서울 서이초를 시작으로 대전과 청주 등 전국 곳곳에서 교사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악성 민원에 고통받던 교사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올해 심의한 교권 침해 관련 소송 중 교원이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건수는 전체의 48%로 역대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의 결과 교원에게 변호사비 등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한 건수와 지원액도 각각 113건, 2억9천10만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아동학대 피소 건을 살펴보면 자녀가 전교 임원에 당선됐다가 선거 유의사항 위반으로 무효가 되자 교감을 고소하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에게 꿀밤을 때린 교사를 고소하는 등 무리한 고소가 많았다.
교총은 "학부모의 '해코지' 성 악성 민원, '아니면 말고' 식 아동학대 신고 때문에 민·형사 소송으로 고통받는 교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가해자를 엄벌하는 법률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