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짜장면 봉사'하던 따뜻한 마음…4명 살리고 하늘로 갔다

어려운 유년시절 딛고 13년 넘게 봉사활동
4년 전 기증희망등록…약속 지키고자 결심

어려운 유년 시절을 딛고 짜장면 봉사를 하는 등 세상에 '선한 영향력'의 힘을 보여왔던 40대 여성이 장기 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지난 3일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문미선 씨(왼쪽).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3일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 문미선(43) 씨가 ▲심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밝혔다.

앞서 문 씨는 10월 어느 날 운동 중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대구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문 씨는 어릴 적 장애가 있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후천성 실명 장애를 앓던 어머니의 슬하에서 자랐다. 그래서 주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적극적이었고,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가족들은 문 씨가 4년 전 기증희망등록을 통해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싶다는 뜻을 알렸고, 문 씨가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았기에 삶의 끝에도 남을 위하는 모습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과 생전의 약속을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문미선 씨(왼쪽 첫번째)의 생전 가족들과 함께 찍은 모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문 씨는 평소 남편과 함께 사짜모(사랑의 짜장면을 만드는 모임) 봉사팀을 13년 넘게 참여하며, 장애인과 청소년 등 어려운 이웃에게 식사 제공과 여러 활동을 통해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

문 씨의 남편 김도형 씨는 "14년간 나와 함께 해줘서 너무 행복했고, 고마웠다"라며 "이제 먼저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면서 우리 가족 지켜봐 줘. 진심으로 당신만을 사랑했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남을 위해 더 헌신하신 기증자와 그 곁을 함께 해주신 기증자 유가족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라며 "실천해 주신 생명나눔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슈2팀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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