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이 발표되지 않았는데도 학원가에는 재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수능이 킬러문항 없이 난이도가 높은 ‘불수능’ 이었던데다 의과대학이 2025학년도부터 정원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12월 학원가에는 재수 종합반을 지난해에 비해 한 달 가량 앞당겨 개강하는 학원들도 늘고 있다. 재수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수험생들이 성적 통지를 받는 8일, 수시 모집 1차 합격자 발표가 나는 15일 이후에 문의 건수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내년 초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가 나오고 상위권 자연계열 학과 학생들이 도미노처럼 빠질 경우 의대가 아닌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일명 ‘SKY 대학’ 합격 가능성을 노리고 재수하는 학생들도 연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은 지난달 29일 열린 재수 선행반 설명회에서 2025학년도 수능 N수생(재수생 이상)이 17만5239명으로 전체 수험생의 33.9%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4 수능 결과 및 정시 합격점수 예측 설명회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올해 수능에서 N수생은 17만7942명(35.3%)으로 수능 도입 초기인 1996학년도(37.4%)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20년간 N수생 비율은 20%대를 유지하다가 2023학년도(31.1%)부터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예전엔 내신이나 수능에서 아주 우수한 성적을 받은 학생만 의대를 준비했지만, 지금은 이과 최상위권 30%가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며 "심지어 수능 점수가 3등급대를 벗어나는 학생도 2∼3년 목표를 두고 장기 재수를 생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 목표뿐만 아니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합격 가능성을 머릿속에 그리며 재수하는 학생도 있다”며 “연쇄적으로 수험생들이 이동하니 자신이 상위권 대학 자연계열로 갈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늘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11월 1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4 수능 결과 및 정시 합격점수 예측 설명회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24학년도 정시모집 배치 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한편 2025년 입시에서 전국 의과대학이 희망하는 최대 증원 규모는 2800여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증원 희망 규모는 매년 확대돼 2030년 최대 4000명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