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7)씨의 사기 의혹에 휘말린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가 “악몽을 꾸는 것 같다”며 억울한 심경을 밝혔다. 앞서 남씨는 지난 23일 한 월간지를 통해 15세 연하의 재벌 3세 전씨와 재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전씨가 남성이 아닌 여성이며, 사기 전과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씨는 서울 송파구 잠실의 롯데 시그니엘에 거주하면서 입주민 등 창업 세미나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에게 “파라다이스 그룹의 혼외자”라고 속이고 투자 유치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은 전씨의 사기 의혹과 관련, 남씨까지 총 6명을 수사해 달라는 진정서를 서울경찰청에 접수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김 의원은 남씨도 수사 의뢰한 이유에 대해 “남씨가 제보자들과 나눈 연락 기록을 보면 전 씨의 범행에 대해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남현희는 금전적 손해를 본 피해자가 아닌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남씨는 27일 채널A의 ‘뉴스 A’ 인터뷰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전씨가 주도해서 움직인 것들이었다”고 주장했다. 남씨는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사람을 가지고 놀 수 있는지, 일어난 일들이 현실이 맞나 싶다”며 “혼란스럽고 억울하다”고 밝혔다.
남씨는 처음부터 전씨가 여성인 걸 알았느냐는 질문에 “지난 1월 전씨가 펜싱을 배우고 싶다고 연락을 해서 찾아왔다”며 “당시 전씨는 본인이 28세 여자이며, 모종의 이유로 경호원이 있고, 일론 머스크랑 경기를 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나를 친구로서 많이 친구로 좋아한다고 느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랑한다는 표현을 했다”며 “나를 만났을 때 이미 남성으로 성전환을 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남씨는 전씨와 결혼 이야기가 오가던 중 갑자기 전씨로부터 임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고 했다. 남씨는 “전씨가 가짜 임신 테스트기를 건네 내가 임신한 것처럼 속이고, ‘내가 파라다이스호텔을 물려받을 예정인데, 그럼 내 자식한테 물려주고 싶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며 “산부인과에 가서 진단을 받으려고 했는데 전씨가 ‘내가 책임지겠다’며 계속 막아서 못 갔다”고 말했다.
전씨는 남씨에게 자신이 재벌 3세라는 믿음을 주기 위해 자신의 어머니 역할을 해줄 사람을 구하고 전화로 연극을 벌이기도 했다. 남씨는 자신이 전씨의 신분에 대해 의심할 때마다 전씨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태어난 곳이 뉴욕이고, 자신이 전모 회장의 아들임을 확인시켜줬다고 했다.
이어 “‘누구누구 회장’이라며 새벽에 연락이 와서 ‘재벌가 며느리가 되면 굉장히 힘들 텐데 감당할 수 있겠냐’고 했는데, “나중에 휴대전화를 확인해보니 알고 보니 전씨가 아버지인 척 행세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남씨는 “내가 무슨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고, 그런 악마 같은 짓을 어떻게 그렇게 뻔뻔하게 할 수 있었는지 싶다”며 “전씨가 처벌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