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세계적인 놀이공원 디즈니월드의 모든 것을 즐기려면 6박7일 동안 무려 4만달러(약 5000만원)를 써야 한다는 집계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4인 가족이 6일 동안 미국 올란도 디즈니월드에서 여행하려면 최대 4만달러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디즈니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위치한 디즈니랜드, 플로리다주 올란도에 위치한 디즈니월드에 두 곳의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디즈니월드가 규모가 더 크고 비용도 많이 든다.
이처럼 많은 돈이 드는 이유 중 하나는 입장을 위한 기본 티켓 가격만 3600달러(약 460만원)에 달하는 데다, 줄을 서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추가 비용이 또 들어서다.
인기 어트랙션의 평균적인 대기시간은 약 1시간으로,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동적 가격 설정) 방식에 따라 줄이 길수록 이를 뛰어넘으려면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
하루에 220(30만원)~340달러(46만원)를 지불하면 4시간 이상의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어트랙션을 탈 수 있는 VIP 티켓은 가족 모두가 하루만 사용할 경우 6300달러(약 853만원)가 든다. 디즈니에 따르면 이런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입장객의 절반 정도가 돈을 내고 있다.
이외에도 ‘스타워즈’ 시리즈에 나오는 광선검을 맞춤 제작하는데 한 자루당 250달러가 필요하며, 공주처럼 분장해주는 의상과 스타일링 패키지는 1인당 100달러에서 180달러로 책정돼 있다. 미키 마우스, 미니 마우스, 칩 앤 데일 등 디즈니 대표 캐릭터들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캐릭터 다이닝’은 성인 1인당 35~60달러, 어린이 1인당 40달러이며 음료는 별도다.
가장 높은 비용을 차지하는 것은 호텔이다. 디즈니 테마파크 안에 위치한 호텔의 고가 객실을 선택할 경우 1주일간 숙박비만 2만6400달러(약 3500만원)가 나온다. 테마파크 내에서 식사까지 해결한다면 일주일 치 식비는 3000달러(약 400만원)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4만달러는 가장 초호화 여행객의 예산”이라면서도 “무더위로 인해 비수기에 해당하는 8월 기준으로도 6일간 최저 비용(4인 기준)으로 음식, 숙박, 주차권, 테마파크 입장료 등을 합산하면 4280달러(578만원)가 나온다”고 밝혔다. 10배 정도 낮은 비용이지만 그럼에도 저렴하다고 보기 힘든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이런 높은 비용이 미국의 가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디즈니월드에서 가족과 휴가를 보내기 위해 2년 동안 돈을 모으고도 부족해, 5000달러(약 700만원)를 대출받아야 했다는 한 44세 남성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유행이 지나긴 뒤에도 고객들이 높은 물가상승률 때문에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올란도 디즈니 테마파크의 방문자는 15% 감소했다. 여행사들에 따르면 성수기 디즈니 테마파크의 티켓 가격은 지난 10년 동안 거의 두 배가 올랐다.
디즈니 경영진은 최근 수익 결산에서 높은 비용으로 인해 회사의 수익이 타격을 입었다는 점을 인정하며 “사람마다 휴가를 보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좀 더 저렴한 옵션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