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알파벳 급락·금리 압박에 하락 마감…나스닥 2.43%↓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5일(현지시간) 국채 금리 상승세, 구글 알파벳을 둘러싼 클라우드 실적 우려 등으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알파벳의 주가가 9% 이상 폭락하면서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지수는 지난 2월 이후 최악의 낙폭을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5.45포인트(0.32%) 낮은 3만3035.9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60.91포인트(1.43%) 내린 4186.77에, 나스닥지수는 318.65포인트(2.43%) 하락한 1만2821.22에 마감했다. S&P500지수가 42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5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S&P500에서 유틸리티,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통신 관련주의 낙폭은 6%에 육박했다. 알파벳은 전날 장 마감 후 공개한 3분기 매출과 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부문에서 부진 우려가 확인되면서 주가가 9%이상 내려앉았다. 애플은 1.35%, 테슬라는 1.89%, 아마존은 5.58% 떨어지며 기술주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엔비디아, AMD, 인텔 등 주요 반도체주도 4~5% 낙폭을 보였다. 메타플랫폼도 실적 공개를 앞두고 정규장을 4.17% 하락 마감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3%이상 올랐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연합뉴스]

투자자들은 빅테크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 국채금리 움직임, 중동발 지정학적리스크 등을 주시했다.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특히 상반기 뉴욕증시를 견인했던 빅테크에 쏠린다. 앞서 공개된 알파벳과 MS의 분기 매출은 나란히 예상치를 상회했으나 클라우드 부문에서 희비가 엇갈리며 이날 주가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S&P500에 상장된 기업 중 29% 가량이 실적을 공개했고 이 가운데 약 78%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날 장 마감후 공개된 메타플랫폼의 주당순이익은 4.39달러로 예상치(3.63달러)를 웃돌았다. 다음날 장 마감 후에는 아마존이 실적을 발표한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수석시장전략가는 CNBC에 "실적이 헤드라인을 지배하고 있지만 채권시장에서 눈을 뗄 수 없다"고 짚었다. 그는 "1982년 이후 이처럼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이는 증시에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5%를 웃돌며 시장을 압박했던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날 4.8%대로 안정됐다가 이날 다시 4.95%선으로 올랐다. 30년물 금리는 5.08%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5.12%선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주 후반에는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등도 공개된다. 9월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견조한 소비에 힘입어 연율 4%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들 지표가 예상을 웃도는 수준을 나타낼 경우 Fed를 둘러싼 긴축 경계감은 더 강화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11월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오는 10월31일~11월1일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5.25~5.5%에서 동결할 가능성을 99%이상 반영 중이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과 별개로, 당장 금리 인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충돌에 따른 중동발 리스크도 이어지고 있다. 주요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지상전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데는 미국이 가자지구 하마스를 몰아낸 이후에 대한 우려를 전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군사행위 중단을 두고 국제사회도 휴전이 먼저냐, 인질 석방이 먼저냐 둘로 나뉘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자국민 학살에 대응할 책임과 권리가 있다"면서 "우리는 이스라엘이 테러리스트로부터 스스로 방어하는 데 필요한 것을 갖출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팔레스타인은 독립국가로 인정해 이스라엘과 공존하도록 하는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을 언급하기도 했다.

유가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를 주시하면서 나흘 만에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65달러(1.97%) 오른 배럴당 85.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1팀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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