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가짜뉴스 온상지 '엑스' 조사…머스크 '출처 투명' 반박

EU 집행위 조사 착수
엑스 "콘텐츠 수만개 삭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가 유럽연합(EU)의 SNS 규제법인 디지털서비스법(DSA)의 첫 제재 대상에 오를 위기에 놓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EU 집행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엑스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충돌과 관련된 불법 콘텐츠를 적절히 관리했는지 DSA에 근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은 이날 "DSA에 따라 엑스에 정보를 요청했다"며 "DSA는 위기 상황에서도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DSA는 EU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가짜뉴스와 불법 콘텐츠가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8월 도입한 법이다. 해당 규정을 따르지 않는 플랫폼들에는 연간 글로벌 수익의 최대 6%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엑스를 비롯한 페이스북 등 19개 플랫폼은 DSA상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 및 검색엔진’으로 분류돼 더 강력한 규제를 적용받는다.

앞서 브르통 EU 집행위원은 엑스가 DSA법에 명시된 의무를 따르지 않았다며 지난 10일 엑스를 인수한 머스크 CEO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내용의 경고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 이튿날인 지난 8일부터 엑스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5000만건이 넘는 게시물이 게재됐다. 여기에는 가짜뉴스와 허위정보도 포함됐다. 지난 8일에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헬리콥터를 격추하는 모습이 담겼다는 영상이 올라와 2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이는 비디오 게임 ‘아르마3’의 한 장면을 짜깁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는 허위 정보가 확산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는 EU가 DSA를 시행한 이후 플랫폼에 가한 가장 중대한 조치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설명했다.

엑스는 EU의 이 같은 조치에 정면반박하고 나섰다. 이날 린다 야카리노 엑스 CEO는 브르통 EU 집행위원에 서한을 보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며칠 동안 엑스가 수만 개의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콘텐츠임을 알리는 라벨을 붙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쟁이 시작된 후 지금까지 수백 개의 하마스 연계 계정을 플랫폼에서 확인하고 삭제했다"며 "엑스에는 테러단체나 폭력적인 극단주의 단체가 설 곳이 없다"고 덧붙였다.

머스크 CEO도 "우리의 정책은 모든 것의 출처가 공개돼 있고 투명하다는 것이며 이는 EU도 지지하는 접근 방식"이라면서 "대중들이 볼 수 있도록 뭘 위반했다는 건지 나열해달라"고 발끈했다.

한편 브르통 집행위원은 이날 추쇼우즈 틱톡 CEO에도 불법 유해 콘텐츠를 삭제하기 위해 어떤 조처를 취하고 있는지 24시간 안에 회신하라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1팀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