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반도체 힘입어 경기 부진 완화...대외 불확실성은 상존'

한국개발연구원(KDI) 10월 경제동향 발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으나,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다는 국책연구원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11일 발표한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반도체 생산이 일부 회복되면서 제조업 부진이 완화되고 있으나,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가 지속되면서 대외 불확실성은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KDI는 미국 통화긴축 장기화 기대가 확산되면서 국내 시장금리가 상승해 경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9월 경제동향에서 KDI는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면서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었다. 이번 평가에서도 여전히 ‘대외 불확실성’을 언급했으나,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해 회복세를 부각했다. 지난 8월 “경제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며 회복 흐름을 강조한 평가를 다시 사용한 것이다.

KDI는 제조업에서 생산 감소폭이 크게 축소되는 등 부진 완화를 시사하는 신호가 점증했다고 봤다. 이와 함께 건설 공사비 증액과 공사 재개 등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8월 전산업생산은 전월(-1.5%) 감소에서 1.5% 증가로 전환됐다. 또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월 70%에서 73.4%로 큰 폭으로 상승해 제조업 부진 완화가 시사된다”고 했다.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도 지난 7월 4.0%에서 8월 22.4%로 늘었다. 다만 미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와 유가 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제조업 기업심리는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소매판매(-4.8%)는 실질소득 감소세와 고물가, 고금리 등 영향으로 감소폭이 확대돼, 상품소비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와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투자 여건이 제한돼 설비투자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8월 설비투자는 전월 -11.2%에서 -14.9%를 기록해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기계류(-11.8% → -17.3%)와 특수산업용기계(-20.5% → -32.0%)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건설기성은 전월(10.5%)보다 높은 12.3%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지표상으로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주택 관련 선행지표 부진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인허가(-89.4%)가 큰폭으로 감소했고 주택착공(-69.6%)도 아파트를 중심으로 크게 부진한 모습이 나타났다.

세종중부취재본부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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