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남도교육청, 2021 학생체전 부정 선수 수상 알고도 '뭉그적'

대회 규정상 초 6년 선수는 중학부로 출전해야

체조 종목 초등부 출전 6학년 2명 수상 휩쓸어

담당 교사는 수상 기록 내세워 전근 유예까지

교육청 등 수개월 전 알고도 별다른 조치 없어

전남도교육청이 주관하는 '전남학생종합체육대회'에서 부정 선수를 출전해 수상하는 등 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학교 체육계 전반에 파장이 일고 있다. 게다가 이를 관리 감독할 도교육청은 이를 알고도 즉각 조치하지 않고 시간을 끌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4일 전남도교육청·영광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2021년 11월 전남 무안군 전남체육중·고등학교에서 '제46회 전남 학생 종합체육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다음 해인 2022년 제51회 전국소년체전에 대비해 전남지역 대표 선발전과 겸해서 치러졌다.

해당 대회에서 체조종목 초등부로 출전한 영광지역 A초등학교 소속 B군이 마루 1위, 안마 1위, 링 1위, 도마 1위, 평행봉 1위, 철봉 1위, 개인 종합 1위를 휩쓸었다. 또 같은 초등학교 소속 C군은 마루 3위, 안마 2위, 링 2위, 도마 3위, 평행봉 3위, 철봉 2위, 개인종합 2위를 수상했다.

하지만 총 14개 수상을 한 B군과 C군은 부정 선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회 운영 계획을 살펴보면 '초등학교 6학년은 중학교부로, 중학교 3학년은 고등학교부 선수로 출전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유는 다음 해 열릴 소년체전 대표 선발을 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 선수는 그대로 초등부로 출전했다.

게다가 감독교사 D씨는 이러한 수상 기록을 내세워 다른 학교로 전출을 유보해 달라는 유예원을 제출, 1년 넘게 같은 학교에 근무하면서 해당 학교에서 근무를 희망하는 다른 교사들은 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더 큰 논란은 도교육청과 영광교육지원청은 수개월 전 이런 부정 선수 출전 사실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조치가 없었다는 점이다.

본보 취재가 시작되자 도교육청과 영광교육지원청은 부랴부랴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수상 기록 회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현 도교육청 체육건강과장과 박형상 체육 담당 장학관은 "부정 선수 출전은 맞다"며 "이 같은 부정 선수 출전으로 인한 상장이 수여돼 해당 교사의 전출 유예원에 첨부된 사실을 올해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사실을 좀 더 확인한 후 제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고광진 영광교육장은 "어찌 됐건 잘못됐다. 최대한 원만하게 처리하려다가 보니 사안 처리가 반년 넘게 지체됐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들 교사 등은 2022년 열린 전국소년체전 출전과 관련해 전남도체육회와 해당 학교 지원금 등을 전남체조협회 명의로 도체육회에 정산 보고했지만 부정 회계 의혹을 받고 있다.

도체육회 관계자는 "학생체전 및 소년체전이라 도교육청과 협조해 확인한 후 정관과 규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호남팀 호남취재본부 김건완 기자 yach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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