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체포안 부결' 압박…지지자들 '부결 인증 릴레이'도

조응천 "인증 릴레이, 십자가 밟기"
김한규 "인증 릴레이는 유권자의 무기"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요구서를 재가하면서 빠르면 오는 21일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지게 됐다. 야당 계파별로 체포동의안 부결과 가결을 두고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당내 강성 지지층은 의원들을 의원들을 대상으로 체포동의안 부결 인증 릴레이를 하고 있어 비명(非明)계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비명계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서 "이거야말로 십자가 밟기"라며 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진행되는 '부결 인증 릴레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십자가 밟기란 중세 일본에서 기독교도들을 가려내기 위해 십자가를 밟도록 강제한 것으로,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을 뜻한다. 현재 강성 지지자들이 커뮤니티에서 의원들에게 받아낸 '부결 투표 약속' 인증 릴레이를 벌이고 있는 것은 십자가 밟기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강성 지지자들은 계속 또 압박을 할 거고 지금 그 인증에 응하는 의원들이 지금 속속 올라오고 있다"며 "그거(부결 투표 약속)는 솔직히 헌법상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어느 지역이든 이 대표를 되게 아끼는 당원들이 있다. 그러니까 각각 지역구 국회의원한테 문자를 보내시는 것 같다"며 "이번만이 아니고 표결이 있을 때마다 당원들이나 지지층이 하는 행동이고 본인들의 의지대로 본인들의 대표자가 표결하기를 원하는 그런 유권자의 무기"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강성 지지자들의 압박은 '인증 릴레이' 뿐만이 아니다. 민주당 광주·전남 총선 출마 예정자들은 전날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한 동정론에 강성 지지자들의 압박까지 겹치며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 내 분위기도 부결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서 "오늘, 내일 한다고 그러는데 저는 부결될 거라고 본다"며 "부결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고요, 어제도 저희들이 얘기를 이렇게 잠깐 해봤는데 부결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고 부결시켜야 되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면 오히려 검찰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처음에는 말씀하신 대로 그런(가결) 기류가 강했는데, 근래 저쪽이 하는 걸 보고 다시 한 번 확인을 한 것"이라며 "제가 보기에는 부결 당위성이 워낙 커져서 아마 혹시 이거 부결 시키면 안 돼, 가결시켜라고 생각을 갖고 있던 분들이 혹시 있었더라도 그런 생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체포동의안 표결 당일 민주당이 표결에 불참하는 방식으로 부결을 압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저는 (표결 불참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래야 더 강한 압박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표결 참석하는 걸로 하면 가결이 될 거고, 표결에 불참하면 (가결과 부결 표가) 비슷비슷할 것 같다"고 했다.

하 의원은 "(표결에) 참여하는 사람은 찍히는 그런 방식을 선호하지 않을까 싶다"며 "(표결에 참여하면) 그냥 그건 100% 가결이다. 무기명이지 않나"고 했다.

이슈1팀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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