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담대 금리 7%대 돌파…10년물 상승에 21년 만에 최고

1년 전 5% 초반에서 2%P 급등
미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 영향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미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002년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책 담보대출 업체인 프레디맥을 인용해 이번주 30년 고정 주담대 금리가 평균 7.09%로 전주(6.96%) 대비 0.13%포인트 상승했다고 전했다. 전년 동기 5.13%에서 1년 만에 2%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미국 주담대 금리가 2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긴축이 장기화 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주담대 금리는 미국 기준금리와 밀접하게 관련된 10년물 국채의 영향을 받는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4.3%를 돌파했다.

연착륙 기대감, Fed의 긴축 장기화 전망에 10년물 국채 금리가 치솟고 있다. 시장에서는 Fed가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까지 올린 데 이어 올해 한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날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이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를 언급하며 매파색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미 재무부가 적자 국채 발행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장기물 금리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전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향후 10년 동안 4.7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담대 금리 상승은 Fed의 고강도 긴축으로 식어버린 미국 주택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릴 전망이다. WSJ에 따르면 50만달러(약 6억7000만원)짜리 집을 살 경우 1년 전엔 선금 20%를 내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선 4% 금리로 30년 고정 주담대를 받아 총 29만달러(약 3억9000만원)의 이자를 갚아나가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같은 조건으로 집을 사면 향후 지급해야 할 이자가 56만달러(약 7억5000만원)로 두 배 가량 늘어난다.

이런 상황에선 주택 수요와 공급이 모두 줄어든다. 주택 구매 수요를 약화시키고, 소유주 역시 '갈아타기'를 위해 저금리 주담대가 끼어 있는 주택을 팔기 보다는 시장에서 매물을 거둬들이고 기다리는 쪽을 택한다고 WSJ는 설명했다.

베이 에쿼티 홈 론즈의 아넬 브래디 II는 선임 대출 책임자는 "전반적으로 소비자 대부분은 관망 상태"라며 "그들은 다시 뛰어들기 전에 시장이 개선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1팀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