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평택캠퍼스 불법 주차로 몸살 앓는 고덕지구

하루 수백건 단속에도 사실상 무법지대
市, 주변 유휴부지 활용해 주차공간 확보

지난 14일 출근 시간이 갓 지난 오전 9시 30분 무렵.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대로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화신도시(고덕지구) 상업지구는 아침부터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줄지어 늘어서 있는 차량으로 도로 갓길은 빈 공간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도로변 곳곳에 붙어 있는 ‘주차 금지’ 안내 플래카드가 무색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맞은편의 주택가. 공영주차장 옆으로 이중 주차된 차량들로 통행마저 쉽지 않았다. [사진=정두환기자]

이면도로 상황은 더 심각했다. 골목마다 아침부터 주차된 차들로 빼곡했고 심지어 주택가 공영주차장은 이·삼중으로 주차된 차들 탓에 통행조차 쉽지 않았다.

점심시간 전후면 주차난은 극에 달한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평택시가 점심시간을 전후한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단속 예외 시간으로 규정하고 있어서다. 이면도로를 빈틈없이 채운 차들로 왕복 4차선 도로 중 2개 차로는 사실상 주차장으로 바뀌고 골목은 교행이 불가능할 정도다.

고덕지구가 이른 아침 시간부터 불법주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은 이유에 대한 궁금증은 쉽게 풀렸다. 이곳에서 식당을 영업 중인 김모씨는 "다 삼성전자 공장 직원들 차"라며 "회사 주차장이 모자라니 골목에 차를 세워놓은 것"이라고 귀띔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맞은편의 고덕신도시 상업지역. 도로는 이른 아침인데도 불법 주차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정두환기자]

실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입구에 마련된 주차장은 꽤 넓은 면적임에도 아침부터 ‘만차’ 상태였다. 회사 측이 마련한 주차장이 본사 임직원과 협력업체를 포함해 6만여 명의 상주인구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생긴 문제다.

평택시로서도 불법주정차 문제는 골칫거리다. 불법 주정차 단속을 담당하고 있는 평택시 종합관제사업소에 따르면 고덕지구 상업지역에서만 적발되는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가 하루 평균 수백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종합관제사업소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단속을 위한 CCTV를 집중 배치하는 것은 물론 이동단속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직원들이 워낙 많다 보니 좀처럼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주민들도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상업지역 인근 빌라에 거주중인 최모씨(남·45)는 "조금이라도 빈 공간만 있으면 외지인들이 마구잡이로 차를 세워두다 보니 불편이 많다"며 "시에 꾸준히 민원을 제기해 보지만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평택시는 주변 유휴부지를 활용해 부족한 주차공간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인근에 타워형 주차장을 짓는 한편 학교 부지를 임차해 주차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며 "학교 부지의 경우 오는 10월이면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 역시 주차난이 계속될 경우 별도 부지를 매입하거나 임차해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자체팀 정두환 기자 dhjung6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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