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기자
조기연금을 받으려는 수령자들이 늘고 있다. 수령액이 줄어드는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수급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것인데 벌써 8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민연금 조기 수령자는 80만413명으로 지난해 말(75만5302명)보다 4만5111명 늘었다. 조기 수령 제도가 도입된 1999년 후 최대 규모다.
조기연금이란 수급 개시 연령보다 최대 5년 앞당겨 받는 것을 말한다. 현행 제도상 조기연금은 10년 넘게 가입한 55세 이상 퇴직자가 일정 금액(2023년 근로+사업소득 약 286만원) 이상 벌지 않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1년 일찍 받을 때마다 수급액이 연 6%씩 깎이게 된다. 5년을 먼저 받는다면 최대 30%를 손해 보게 된다. 조기연금은 받다가 마음이 변하는 경우엔 중단할 수도 있다.
조기 수령자가 늘어난 이유에는 올해 연금수급 개시 연령이 63세로 1년 늦춰진 점이 꼽힌다. 연금 수급 시기가 1년 뒤로 밀리면서 그때까지 기다리기 어려운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은퇴 후 연금 수령 때까지의 소득 공백기를 메우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 법적 정년이 60세인 데 반해 현재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시기는 원칙적으로 63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