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덕에 한숨돌린 韓 OLED…中 굴기는 여전

中 BOE, 기술 이슈로 아이폰15 패널 생산 차질
스마트폰용 OLED 기술 추격은 제동
車 OLED 디스플레이 등 영역 넓히며 위협

애플이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15'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국내기업이 전량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대 패널 제조사인 BOE가 패널 생산의 기술적인 공정 이슈로 공정 승인 자체가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로써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은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으로까지 중국이 세를 확장하고 있어 긴장감이 맴도는 분위기다.

9일 증권가에선 아이폰15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에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박막트랜지스터(TFT) 방식 OLED 패널을 공급하려던 BOE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고 분석했다. 기술적인 문제로 사실상 올해 아이폰15 패널 공급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아이폰15 프로 라인업 예상 렌더링 이미지. [사진=폰아레나]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5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100% 공급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BOE는 다이내믹 아일랜드 홀디스플레이 가공 등 기술적인 이슈뿐 아니라 삼성과 OLED 기술 특허소송까지 맞물리며 올해 말까지 아이폰15 OLED 공급 가능성이 한층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애플이 지난해 아이폰14부터 펀치홀 디스플레이에 UI를 적용해 경고나 알림, 음악재생, 페이스ID 등을 확인할 수 있게 한 기능이다. 애플은 아이폰14 시리즈에선 프로 라인업에만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적용했지만, 올해 아이폰15 시리즈에서는 하위 라인업에도 이를 적용한다. BOE는 이 다이내믹 아일랜드 구현에 필요한 홀 디스플레이 가공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아이폰15 시리즈는 총 4종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 신제품 4종(기본·플러스·프로·프로맥스) 전체에, LG디스플레이는 상위 라인업인 '프로' 2종에 OLED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다. 그간 중국이 스마트폰용 OLED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오자 위협을 느끼던 국내 디스플레이들은 한숨을 돌리게 된 셈이다.

모바일과 PC 등에 탑재되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은 거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1분기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7% 줄고 지난해 4분기보다 35.5% 감소한 46억7685만달러(약 6조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장 점유율 역시 2020년 1분기 80.9%에서 올해 1분기 54.7%로 하락했다. 반면 BOE의 점유율은 2020년 1분기 6.1%에서 올해 1분기 19.2%로 오르며 세계 2위를 차지한 상태다.

중국 업체들은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OLED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어 시장 잠식에 대한 위협은 여전한 상황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발표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밸류체인 분석 리포트'를 보면 차량용 OLED 시장은 지난해 2억5000만 달러 규모로, 한국의 점유율은 92.9%(2억3000만 달러)에 이른다. 중국의 지난해 차량용 OLED 점유율은 7.1%(2000만 달러). 하지만 전년 점유율이 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 진입하자마자 상당한 성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BOE·티안마 등의 중국 업체는 정부의 투자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우리 기업을 쫓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액정표시장치(LCD) 업계에서도 과거 선두를 차지하던 한국 기업들이 후발주자인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주도권을 내주게 된 점을 고려하면, OLED 시장에서도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차량용 OLED 시장에서도 경쟁 심화 양상이 나타날지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IT부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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