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리인턴기자
늙은 쥐와 젊은 쥐의 혈관을 연결한 결과 늙은 쥐의 노화 진행이 느려졌으며, 수명도 최대 10%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쥐의 모습. 기사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제임스 화이트 미국 듀크대 교수 연구진은 과학 저널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서 젊은 쥐와 늙은 쥐의 순환계를 외과적으로 연결하는 개체결합(parabiosis) 실험을 통해 해당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늙은 쥐의 노화 방지 효과는 두 개체를 분리한 후에도 오래 지속됐으며, 순환계를 공유한 기간이 길수록 노화 방지 효과도 더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앞선 연구에서는 3주간 젊은 쥐와 개체결합을 한 늙은 쥐의 조직과 세포에서 노화 방지 효과가 나타났다는 결과가 있었다. 늙은 쥐는 실험 후 활동성이 좋아지고 조직에 회춘 현상이 나타났다.
화이트 교수는 "3주간 개체결합으로 이런 효과가 있다면 그 기간을 12주로 늘리면 어떤 효과가 있을지 궁금했다"며 "개체결합의 효과가 일시적인지 오래 지속되는지 확인하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개체결합을 설명한 그림. [사진 제공=UC버클리]
연구진은 4개월 된 어린 쥐와 2년 된 쥐의 순환계를 외과 수술로 연결해 12주간 혈액을 공유하게 했다. 그다음 서로 분리한 뒤 2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쥐의 수명은 약 3년으로 12주는 쥐의 수명의 약 10%에 해당한다. 또 쥐 나이 4개월과 2년은 사람으로 환산했을 때 각각 18세와 50세, 결합 기간 12주는 약 8년이다.
추적 관찰 결과 늙은 쥐는 세포 수준에서 혈액과 간 조직의 후생 유전학적 나이가 크게 젊어지고 노화와 반대되는 유전자 발현이 나타났다.
또 개체결합을 했던 쥐들은 하지 않은 대조군 쥐들보다 생리적 능력이 개선되고 수명도 10% 더 길어졌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젊은 개체와의 개체결합이 늙은 개체의 노화 속도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사람으로 치면 50세와 18세를 약 8년간 개체결합 해 수명이 8년 늘어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화이트 교수는 "그러나 인간을 개체결합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윤리적이지도 않다"라고 강조하면서 "쥐에게서의 노화 방지 효과도 칼로리 제한 같은 다른 전략이 개체결합보다 더 좋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세포 수준에서 혈액과 간 조직의 후생 유전학적 나이가 젊어지는 등의 결과는 칼로리 제한 효과와 비슷한 것이다.
그는 "이 결과는 젊은 쥐의 혈액 순환이 늙은 쥐의 건강을 증진하고 수명을 연장한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어떤 요인이 그런 효과를 내는지는 알 수 없다"며 "이 요인들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이 다음 연구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한 40대 백만장자 브라이언 존슨이 회춘을 위한 치료라며 6개월 동안 한 달에 한 번 17살 친아들을 포함한 젊은 사람들의 혈장을 주입해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그는 "별다른 이점이 없었다"라고 밝힌 뒤 최근에는 해당 실험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젊은 혈액의 모든 성분에 지속해서 노출되는 동물실험과 달리 브라이언이 주입한 혈장은 세포 성분이 없고, 수혈 빈도도 최적화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등의 한계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