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최근 서울 서초구 서이초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으로 교권 침해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불거진 가운데 학생들로부터 폭행당했다는 교사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 북구의 8년 차 초등학교 A교사는 24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제자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이 학교 3학년 담임교사를 맡았으며 수업 시간에 지도하는 반 학생인 B군에게 맞아 가슴뼈 등을 다쳐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다. 현재는 병가를 내고 치료 중이다.
A교사는 "처음에는 너무 놀라서 맞고만 있다가 10여대를 맞고 나서 정신을 차리게 됐다"며 "아픈 것보다 아이들 앞에서 맞았다는 수치심이 더 컸다"고 전했다.
하지만 A교사는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신청하지 않았다. 교권보호위원회를 열 경우 학부모가 오히려 자신을 아동학대로 신고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A교사는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좌절감 때문에 교직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도 했었다"며 "아이들을 정당하게 교육할 수 있는 권한도 없고, 다른 아이들을 지킬 수 있는 방법도 없다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A교사는 교권 확립을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권 침해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번 일을 겪고 교직을 떠나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제도적 시스템을 고치기 위해서는 자리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A교사는 업무용 휴대전화기 지급을 주장하기도 했다. 학부모가 교사에게 직접 민원 제기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앞서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 제기는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의 배경으로 꼽힌 바 있다.
아울러 A교사는 "이번 일로 직장과 꿈을 포기하는 게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때문에 교감 선생님을 포함한 동료 선생님들과 해결 방법을 강구하고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