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속살인' 검색했던 정유정…'아버지에게 서운함·배신감 커'

범행 사흘 전 父에 서운함 토로하고 사과 요구
받아들여지지 않자 "큰일 벌일 것" 범행 예고

과외 앱을 통해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정유정(23)의 잔혹한 살인 수법이 드러났다. 그가 범행 사흘 전 아버지에게 살인을 예고하는 발언을 했던 사실도 새롭게 나타났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정유정은 범행 당시 피해자의 온몸을 흉기로 111차례 찌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의 시신을 유기하기 전에는 지문 감식을 피하기 위해 관련 부위 등을 훼손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또, 전날 JTBC 보도에 따르면 정유정은 범행 사흘 전 아버지와 2시간 통화를 하며 범행을 예고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자신의 어려웠던 환경에 대해 아버지에게 서운함을 토로하고 사과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자 자신이 ‘큰일을 벌일 예정이고, 일을 저지르면 감당이 안 될 것’, ‘일을 저지르고 나도 죽겠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유정은 검찰에 “아버지 재혼으로 배신감을 느꼈다”, “잘 맞지 않는 할아버지와 계속 살아야 해 좌절했다” 등의 진술을 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떨어져 살며 할아버지와 살던 과정에서 배신과 좌절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대입과 공무원 시험 준비 등에 실패한 뒤 ‘존속 살인’을 검색한 흔적도 나왔다.

검찰이 정유정의 심리분석을 실시한 결과 “불우한 성장 과정,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 및 취업 실패 등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고 사이코패스적인 성격이 어우러져 범행에 이르렀다”는 배경이 드러난 바 있다.

또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는 내용의 메모가 확인되기도 했다. 심리분석 결과 ‘애정을 갈구했던 아버지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제삼자에게 피해를 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는 범행 동기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부산지검 전담수사팀은 지난 21일 정유정을 살인, 사체손괴, 시체유기 및 절도로 구속기소 했다. 정유정은 현재 부산구치소에서 독거실을 사용하고 있으며, 재판을 앞두고 국선 변호인을 선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슈2팀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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