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순기자
"우리는 모두 반역자가 아니라 애국자다."
무장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24일(현지시간) 바그너 그룹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반역자라는 것은 대통령의 심각한 착각"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자신을 반역자로 규정한 것에 대해 이같이 반박했다.
프리고진은 "우리는 싸워왔고 지금도 싸우고 있다"며 "아무도 대통령이나 연방보안국(FSB) 등 비슷한 어떤 이들의 요구에 따라 투항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러시아 당국이 과거 바그너 그룹이 전투를 벌였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금을 횡령했으며, 우크라이나에서도 탄약 공급을 중단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조국이 더 이상 부패와 거짓말, 관료주의와 함께 살기를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이번 사태를 반역으로 규정했다. 그는 "우리는 등에 칼이 꽂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고 반역에 직면했다"며 "우리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고, 반역 가담자는 처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리고진을 겨냥해서는 "과도한 야망과 사욕이 반역이자 조국과 국민에 대한 배반으로 이어졌다"며 "조국과 국민이야말로 바그너 그룹의 군인들과 지휘관들이 우리 군과 나란히 싸우고 죽어간 목표"라고 지적했다.
한편 영국 국방부와 외신들은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노두에 이어 또 다른 남부 도시 보로네즈를 장악하는 등 모스크바로 북진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보로네즈는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500㎞ 거리에 있는 도시다. 러시아 대테러위원회는 이날 모스크바와 함께 보로네즈에 대해 대테러작전 체제를 발령했다. 프리고진에 대해서는 체포령을 내렸다. 이에 앞서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군이 자신들을 공격했다면서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주에 있는 로스토프나노두의 군 사령부를 장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