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기자
'열화우라늄탄'은 우라늄을 핵무기나 원자로용으로 농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화우라늄을 탄두로 해서 만든 전차 포탄이다.
핵발전에 사용된 우라늄 폐기물을 재가공해서 만들어서 '폐기 우라늄탄', 우라늄의 방사능 성분이 줄어든 소재를 사용했다는 의미로 '열화(劣化)우라늄탄', '감손(減損) 우라늄탄' 등으로 불린다.
지난 3월7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동부 도네츠크주 격전지 바흐무트 인근에서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자주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사진=도네츠크 AP/연합뉴스]
열화우라늄은 원자력 발전에 사용하기 위해 우라늄 235의 농도를 높여 추출하고 남은 물질로 무게(비중)가 납보다 1.7배나 무겁다. 이 때문에 같은 무게의 탄환을 작게 만들어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어 탄환의 속도가 빠르고 사정거리도 길다. 또 비중이 높아 철갑탄보다 관통력이 2.5배 높아 대전차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일부 나토(NATO) 회원국이 열화우라늄 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120㎜ 탱크 포탄 한 발에는 약 4㎏의 열화우라늄이 들어있다. 방사능은 비교적 약하지만, 우라늄235를 포함하고 있어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능 피폭 피해를 줄 수 있고, 환경 오염 우려도 있어 논란이 되는 무기다.
1980년대 중반 미국에서 개발돼 1991년 걸프전 때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고, 1998년 코소보사태 때도 사용돼 국제적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미국이 격론을 거친 끝에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 제공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는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에이브럼스 전차를 어떻게 무장할지 수주간 논의해왔으며, 결국 열화우라늄탄을 보내기로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에 앞서 영국이 지난 3월 주력 전차인 챌린저 2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면서 열화우라늄탄도 제공했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이 핵 재앙을 앞당기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 미국의 지원 검토 보도에 푸틴 대통령은 자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도 열화 우라늄탄이 많이 있다"면서 "그들이 사용하면 우리도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