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김현정특파원
중국의 5월 금융 지표가 기대치를 밑돌면서, 중앙은행이 10개월 만의 단기금리 인하에 이어 추가적인 통화 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3분기에는 지급준비율 인하 등 경기부양을 위한 대책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3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5월 신규 위안화 대출이 1조3600억위안(약 241조57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18억위안 감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경제전문 매체인 차이신이 14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나온 기대치 1조6000억위안을 한참 밑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사회금융 증가액은 1조5600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1조3100억위안 급감했다. 차이신 조사치(2조1300억위안)를 대폭 하회하는 것이다. 이밖에 광의통화(M2) 증가율은 5월 11.6%로 전년 동기 대비 0.8%P 떨어졌다.
이에 앞서 인민은행은 7일짜리 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2.00%에서 1.90%로 0.01%P 인하했다. 역레포 금리 인하는 지난해 8월(0.01%P)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시장에 공급된 유동성은 20억위안(약 3500억원) 규모다. 이번 금리 인하는 기대를 밑도는 무역수지와 물가 등 부진한 경제 지표가 발표된 이후 안팎에서 정책 완화에 대한 요구가 잇따른 뒤 나온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단기금리 인하가 인민은행이 전면적인 통화 완화 기조의 서막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3분기에는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0.25%P 인하하고, 4분기에는 추가적인 지준율 인하와 정책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이날 리서치 노트에서 중국의 정책 완화가 임박했다고 전망했다.
딩솽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분명한 완화 신호"라면서, 대출 우대 금리의 후속 인하를 내다봤다. 아울러 상업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부동산 정책 완화, 재정지출 확대 등 기타 정책 수단도 정부가 고려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인민은행이 지난여름 이후 처음으로 단기정책금리를 인하하면서, 중국의 경제회복에 대한 정책입안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이 드러났다"면서 "인민은행의 다른 도구를 통해 완화적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 성장의 급격한 가속화는 여전히 가능성이 작고, 회복을 주로 서비스 부문에 의존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국가통계국은 오는 15일 중국의 경기 상황을 직접 반영하는 5월 산업생산과 소매 판매, 실업률, 고정자산투자, 주택가격 등 주요 경기 지표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