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얼굴에 먹칠마라”…전우원, 이순자 문자 공개

전씨 “할머니도 진실 알게 되길 희망한다”
“비자금 규모 어느 정도인지 짐작도 안 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27)가 할머니 이순자씨에게 받은 휴대전화 문자 전문을 공개했다. 문자에는 “할아버지 얼굴에 먹칠하지 말라”며 전씨를 질책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씨는 지난 1일 SBS 유튜브 채널 ‘비디오머그’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전씨는 “할머니는 굉장히 열렬하게 할아버지 입장을 대변해서 말씀하셨다”며 “혼돈의 시대에 할아버지처럼 강력한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이 발전한 것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전씨는 이씨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 전문을 공개했다.

메시지에서 이씨는 “네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때문에 충격받아서 살아갈 의욕을 잃었다. 할머니 보러 여러 번 찾아왔는데도 만나지 못해 미안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네 어머니한테 너를 밤새 업어 키운 사람이 누구였는지 한번 물어봐라. 비상시에 쓰려고 모아뒀던 금붙이·은붙이 모두 팔아서 명문대학 졸업시켜놨더니, 마약에 손을 대고 해롱대는 것도 모자라서 할아버지 얼굴에 먹칠을 한다”고 전씨에게 분노를 표했다.

[이미지 출처=SBS 유튜브 채널 ‘비디오머그’ 캡처]

이어 “할아버지께서 하신 일에 대해서는 본인이 무한 책임을 진다고 하셨으니, 5·18 때 태어나지도 않은 너는 주제넘게 나서지 말고 자기 일이나 잘 처리하라”고 덧붙였다.

전씨는 “어떻게 보면 할머니도 잘못된 거짓을 사실로 알고 있는 피해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할머니도 언젠가는 돌아가시기 전에 피해자분들을 다 찾아뵙고, 이때까지 모르던 새로운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희망해본다”고 말했다.

전씨는 최근 자신의 행동에 불만을 가진 큰아버지 전재국씨에게 ‘너는 더 이상 내 조카도 아니고 그 무엇도 아니니 찾아오지도 전화하지도 말라. 약도 끊고 제대로 잘 살아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통해 절연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씨는 지난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큰아버지와 절연한 것이 오히려 후련하다”며 “가족들이 태연하게 살아가는 모습에는 진실이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전씨 일가의 비자금에 대한 폭로도 이어졌다. 전씨는 “한국에 돌아와 세무사 통해 내역을 받아보니 내 명의로 7개의 회사가 있었다”며 “그중 하나가 비엘에셋으로 내가 4세 때인 2000년부터 2016년도까지 주주로 등록돼 있었다. 올해 조회해보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 목적이 부동산 매매·분양, 기업 인수 합병 등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또한 많은 비자금이 무기명 채권 형태로 남아 있었다. 법의 감시를 피해 투명성 없이 자금을 운용해온 것이다. 저와 같은 가족 명의를 이용해 그동안 비자금을 숨겨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비자금 규모가 짐작이 안 될 정도”라며 “내 경우 어머니가 이혼했는데도 나를 통해 비자금을 숨겼는데 다른 손주들은 어땠겠나. 2, 3세뿐만 아니라 처가 등 연관된 사람을 모두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슈2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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