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를 대상으로 F-16 전투기 훈련을 지원하겠다며 다만 나토가 전쟁의 당사자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러시아와의 전면전 우려에 대해 선을 그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서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F-16 조종훈련 지원에 나선다 밝힌 이후 서방의 전투기 지원 논의가 급물살을 탄 가운데 일각에서는 나토와 러시아간 직접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로인해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외교이사회 국방 분야 회의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 조종훈련 지원 의사를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그 권리를 지킬 수 있게 돕겠다"면서 "그렇다고 나토와 나토 동맹국이 분쟁의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전투 조종 훈련에 대해 "어느 시점에서는 실제 전투기를 제공할 수 있게 할 중요한 단계"라며 "우리가 장기적으로 계속 있을 것이며, 러시아로 하여금 우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퇴장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매우 분명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 조종사 훈련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서방의 우크라이나 전투기 지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각국간 지원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서방 각국은 전투 조종 훈련을 개시하고자 일정 조율 작업에 들어갔다. 카샤 올롱그렌 네덜란드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훈련을 시작하기 위한 구체적인 일정을 마련하고 있다"며 "조종 훈련에 벨기에, 덴마크, 영국 등이 참여할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나토의 전투기 지원에 따른 확전 우려도 함께 나오면서 독일 등 일부 국가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전투기 조종 훈련을 지원할 방법을 모색 중이라면서도 "자체적으로 F-16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조종 훈련에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