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 카녜이 협업 '이지신발' 고심 끝에 판매 결정

지난해 10월 협업 관계 단절 후 폐기할 뻔
5월말 판매 재개…수익 기부로 절충안 마련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고심 끝에 힙합 스타 '예'(옛 이름 카녜이 웨스트)와 협업한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아디다스는 예가 잇따른 유대인 혐오·나치 찬양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키자 지난해 10월 예와의 오랜 협업 관계를 단절했다.

1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이날 예와 협업한 브랜드 '이지(Yeezy)' 신발을 5월 말부터 다시 판매하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아디다스는 2013년부터 예와 협업해 신발·의류 브랜드 '이지'를 만들었다. 운동화 '이지 부스트' 등이 큰 인기를 끈 데 힘입어 그간 아디다스는 예와의 협업으로 연간 약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 예가 유대인 혐오 및 나치 찬양 발언 등을 해 물의를 일으키자 아디다스는 지난해 10월 협업 단절을 선언하고 신발 등 재고 12억유로(약 1조7000억원) 상당을 떠안았다. 아디다스는 재고 처리 문제로 수개월 동안 고심한 끝에 '판매 후 수익금 기부'라는 해결책을 찾아냈다. 앞서 지난 2월 비에른 굴덴 아디다스 최고경영자(CEO)는 예와 협업한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폐기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힙합 가수 예(카녜이 웨스트)[이미지출처=AP 연합뉴스]

아디다스는 기부 금액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상당한 규모'가 유대인 혐오 퇴출 단체에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부금은 2020년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관련 단체에도 보낼 예정이다.

굴덴 CEO는 "이것이 이미 나온 디자인과 신발을 존중한다는 뜻에서 최선의 해결이라고 본다"면서 "이는 재고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우리 공동체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에서나 사회에서나 어떤 혐오도 용납될 여지가 없다. 우리는 계속 맞서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10월 예는 트위터에 "유대인들에게 '데스콘 3(death con 3)'를 실행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미군 방어준비태세를 가리키는 '데프콘'(DEFCON)에 빗대 유대인들의 대규모 사망(death)을 함축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어 두 달 후에는 극우 음모론자가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히틀러가 마이크와 고속도로를 발명했다"고 우기면서 "나치를 깎아내리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 나는 나치를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슈2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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