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조건부'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러시아의 보복조치가 예상되는 가운데,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이 러시아의 제재 등은 "넘어설 수 있는 장애물"이라고 평가했다.
김 부장은 20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러시아의 경제 제재 가능성에 대해 "경제도 그렇고 인구수도 그렇고 한국이 더 강대국이다. 러시아가 한국을 경제적으로 제재한다는 게 저는 약간 이상하게 들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제재는) 약소국이 강대국을 제재하는 것처럼 들린다"며 "한국이 어떤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강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들은 저희가 충분히 우리가 넘어설 수 있는 그러한 장애물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개발 기술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우리에게 보복조치를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북한이 저렇게 정책적으로 한국과 비핵화 대화를 하지 않는, 그리고 계속 군사적인 도발을 하고 있는 그러한 상황에서 지금 러시아가 북한에게 어떤 군사적인 기술지원을 하느냐 마느냐 이 상황이 한반도에 어떤 윤곽이나 상황을 바꾸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이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 중국도 상당한 지금 애매한 관계"라며 "전 세계가 러시아를 제재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러시아에 대해서 선뜻 군사적인 지원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러시아와 중국을 하나로 묶는 것은 바른 시각은 아니"라고 했다.
우리 정부가 '살상무기 지원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선회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의 위상을 고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대량학살, 민간인 대규모 공격, 전쟁법 중대위반 이 세 가지일 경우에 무기지원을 하겠다 이렇게 말했는데 실제 이런 것들이 상당부분 전쟁에서 이미 발생했다"며 "아마도 한국 입장에서는 이렇게 무자비한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묵과할 수는 없다, 특히 지금 한국 정부, 한국의 위상이라는 게 GDP상의 경제적으로도 10위권 강대국 안에 들고, 또 글로벌 중추국가를 표방하는 그러한 정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급선회'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한미정상회담의 이슈들을 보면 확장억제하고 경제안보하고 사회적 한미 간의 교류, 이 세 가지 큰 분야인데 핵심은 결국 확장억제력 강화"라며 "이것을 얻어내기 위해서 무기지원을 내줬다라고 보기보다는 이미 무기지원은 수순으로 가고 있었다. 간접적으로 이미 폴란드를 통해서도 그렇고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이미 무기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었던 상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