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도매물가 냉각에 장초반 상승세…나스닥 1%대 ↑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3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하고 있다는 추가 시그널이 확인되면서 장 초반 일제히 상승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오전 10시17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96.42포인트(0.29%) 오른 3만3742선에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6.23포인트(0.64%) 상승한 4118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1.39포인트(1.35%) 높은 1만2090선을 기록 중이다.

현재 S&P500에서 통신, 기술, 임의소비재 관련주의 오름폭이 두드러진다. 반면 부동산, 유틸리티 관련주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 기술주인 애플, 테슬라, 아마존, 알파벳, 메타플랫폼 등은 현재 나란히 2%대 상승폭을 기록 중이다. 델타항공은 월가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을 공개하며 전장 대비 3% 이상 밀렸다. 할리데이비슨은 1분기 소매판매가 1년 전보다 20%이상 급감할 수 있다는 UBS의 분석으로 4%대 낙폭을 기록 중이다. 스티븐 매든은 시티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하면서 2%이상 올랐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투자자들은 전날 공개된 소비자물가지수(CPI), 3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소화하는 한편, 이날 공개된 생산자물가지수(PPI),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 주요 지표들을 통해 향후 경제 전망과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경로 등을 살피고 있다. 경제매체 CNBC는 "인플레이션 냉각을 보여주는 또 다른 보고서(PPI)로 증시가 상승세"라며 "다만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우려로 (다우, S&P500지수의) 상승폭은 크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개장전 공개된 미국의 3월 PPI는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 이는 2020년4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당초 0.1%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던 월가 전망도 뒤집었다. 1년 전과 비교해서도 PPI 상승폭은 2%대 후반까지 내려갔다. 월가 전망(3.0%)을 밑도는 것은 물론, 전월 상승폭(4.9%) 대비로도 확연히 둔화된 수치다.

도매 물가 상승분이 향후 소비자 물가로 전가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수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됐다는 시그널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준비은행(Fed)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CNN은 "3월 도매물가가 드라마틱한 냉각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앞서 전날 발표된 3월 CPI는 전년 대비 5% 올라 2021년5월(5.0%)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CPI에 이어 PPI에서도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 추세가 확인되면서 Fed의 금리인상 종료 시점이 다가왔다는 기대감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언한 Fed는 지난해 3월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를 4.75~5.0%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에 나설 가능성을 60%이상 반영하고 있다. 이후 6월 동결,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있다.

Fed가 우려해온 노동시장 과열이 냉각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고용지표도 나왔다. 이날 공개된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작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9000건으로 전월 대비 1만1000건 증가했다. 이는 작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 전망치(23만2000명)도 소폭 웃돌았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만3000건 감소한 181만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경기침체를 둘러싼 우려감도 지속되고 있다. 전날 오후 공개된 3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Fed 당국자들은 "은행 부문의 잠재적인 경제적 영향을 고려할 때, 올해 말부터 완만한 경기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며 "약 2년에 걸쳐 회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시 금리 결정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직후 은행권 위기 우려가 고조되는 혼란 속에서 이뤄졌었다.

다음 날에는 JP모건체이스, 씨티, 웰스파고 등 대형은행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있다. CNBC는 "어닝시즌이 본격화하면서 미 경제와 소비자 건전성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SVB사태발 대출 규제 및 신용경색 등과 관련해 어떠한 경영진 메시지가 나올지 등도 주목된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금리는 PPI 공개 후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39%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금리는 3.93%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5%이상 낮은 100.9선을 기록 중이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다. 독일 DAX지수는 0.14% 하락 중이다. 영국 FTSE지수와 프랑스 CAC지수는 각각 0.06%, 0.85% 오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1팀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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