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면 누드 보내줄게' 여성, AI 가짜였다

美 컴공과 학생들이 제작한 '가짜 이미지'
"이렇게 성공할 줄 몰라…13만원 벌었다"

한때 영미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여성 '클라우디아'가 실은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임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클라우디아를 만든 대학생 2명은 개인 메시지로 일부 누리꾼들과 접촉해 '가짜 누드 사진'을 팔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매체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영미권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인기를 끌어모은 의문의 여성 클라우디아를 집중 조명했다.

클라우디아는 지난 1월부터 활동한 여성 레딧 유저로, 주로 자신의 '셀카' 사진을 찍어 올리며 유명세를 얻었다. 커뮤니티 내 관심이 높아지자, 클라우디아는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누리꾼들에게 개인 메시지를 보내 "돈을 내면 더 많은 사진을 보여주겠다"라고 제안했다.

대학생 2명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제작한 가짜 여성. [이미지출처=레딧]

일부 누리꾼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클라우디아가 보낸 계정에 송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은 곧 낙담했다. 클라우디아가 올린 셀카, 유료로 판매한 나체 사진 등은 사실 AI가 만들어낸 가짜였기 때문이다.

클라우디아의 정체는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대학생 2명으로, 이들은 문장을 이미지로 전환하는 AI인 '스테이블 디퓨전'을 이용해 클라우디아를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정체가 탄로 난 뒤 이들은 "솔직히 이 정도로 관심을 끌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클라우디아의 사진을 팔아 100달러(약 13만원)를 벌었다"라고 했다.

사건은 일단락났지만, 미국 학계에선 이를 두고 윤리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하니 파리드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교수는 WP에 "AI 사진 생성 프로그램 자체가 이미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창출한 이미지"라며 "자신의 초상이 활용되는데 동의하지 않은 누군가의 사진이 무분별하게 이용될 수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파리드 교수는 "그 자체로 윤리적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AI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포르노와 연계되는 순간 문제가 복잡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지 생성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실제와 구분하기 힘든 가짜 이미지가 범람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흰 롱패딩에 십자가 목걸이를 한 채 외출하는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됐으나, 이 또한 AI로 만든 가짜 이미지로 판명 났다. 지난 3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찰들에게 둘러싸여 강제로 연행되는 AI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