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상임위 공개 회의에서 피감기관장을 향해 반말이 섞인 고압적인 태도로 호통을 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상임위에서 반말로 목소리를 높인 사실이 또 다시 소환되는 등 중진 의원들이 구설에 올랐다.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24일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장 의원이 지난 22일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현안 질의 도중 자리를 옮긴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을 질책한 과정을 거론하며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고 꼬집었다.
장 의원은 당시 박 사무총장에게 "국회의원 12년 동안 위원장의 허락 없이 이석하는 기관장은 처음 본다"면서 "국회를 무시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총장은 "선관위 직원한테 이석하라는 쪽지를 받았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장 의원은 해당 직원에게 "어디서 배워먹은 거냐"면서 향후 국회 출입을 금지했다.
당시 박 사무총장은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 질의 과정에서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이 답변한 이후 이들과 함께 답변석에서 대기석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장 의원은 박 총장을 발언대로 불러내 "누구 마음대로 거기(대기석) 앉냐"며 "의원이 질의하는데 이석을 하냐"고 거듭 추궁했다. 이에 천 위원장은 "불쾌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 호통치고 특히 반말까지 할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천 위원장은 또 "우상호 의원도 최근에 반말을 하셨는데 다선 의원들이 그런 식으로 출석한 동료 의원이나 피감기관에게 반말하는 문화는 없어져야 된다 생각을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우 의원도 이달 21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초선 의원은 가만히 있으라", "뭐하는 짓이야, 에이씨 진짜" 등의 반말 고성으로 논란이 됐다. 당시 외통위는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 성과를 두고 여야간 격돌하던 중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회의장 화면에 "일본에 고마워해야 한다"는 천공의 유튜브 영상을 재생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유튜브 재생을 거세게 항의했고, 외통위원장 대행을 맡은 김석기 국민의힘 간사가 "음성 반출은 간사간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외통위 수석 전문위원은 "국정감사 때 동영상 중 음성 표출을 못하게 한 취지는 채택되지 않은 증인참고인의 간접 증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거들자, 우 의원은 수석 전문위원을 향해 "어디 법이 있어? 보자 보자 하니까 웃기네"라며 "어디서 이따위 소리를 하고 있어, 똑바로들 해 진짜" 등의 발언을 했다.
천 위원장은 "이런 모습들이 결국 국민들로 하여금 아 국회의원들이 군림하려고 하는구나.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자세를 가지지 않고 있다 생각을 갖게 한다"면서 "결국은 뭐든 높아질수록, 지위가 높아질수록 겸손한 모습을 보여야 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