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따뜻해지는 남극…펭귄 부화시기도 빨라졌다

남극 평균온도는 10년에 0.6도씩 상승 중
펭귄도 부화 시기 빨라지며 기후 변화 대응

기후 변화로 남극이 따뜻해지면서 펭귄의 부화 시기도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극 세종기지 근처의 펭귄마을에서 모니터링을 마치고 최근 귀국한 서울대 야생동물학연구실 연구진에 따르면, 남극이 따뜻해지면서 새끼 펭귄들의 울음소리도 이전보다 더 빨리 들리고 있다.

극지연구소와 서울대 산림과학부 야생동물학연구실은 겨울마다 이곳 펭귄마을에서 ‘남극특별보호구역 생태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남극은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기후 변화를 기록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세종과학기지 기상관측 자료에 따르면 남극 평균온도는 10년에 0.6도씩 상승하고 있다. 2014~2021년 평균기온은 영하 2.4도에서 영하 0.3도로 높아졌다.

이 때문에 기지 근처의 마리안 소만을 덮은 빙벽은 1997∼2006년 738∼987m 후퇴했다. 매년 94.7m씩 후퇴한 셈이다. 같은 기간 녹아내린 펭귄마을의 빙하는 축구장(7140㎡) 130개를 합친 면적인 92만7525㎡였다.

젠투펭귄 [이미지 출처=서울대 산림과학부 야생동물학연구실 제공]

펭귄들도 기후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 연구진이 코로나19 유행으로 조사를 진행하지 못한 2020년을 제외하면, 최근 10개년(2012∼2022년) 동안 실시한 모니터링 결과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의 부화 시기가 점점 빨라졌다.

젠투펭귄의 부화 시기는 2012∼2016년 12월 13일에서 2021∼2022년 12월 3일로 열흘 앞당겨졌다. 2021년은 12월 6일, 작년은 12월 1일이었다.

턱끈펭귄의 번식 시기 변화가 제투펭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젠투펭귄보다 턱끈펭귄이 남극 기후변화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젠투펭귄 개체수는 2012년 2496쌍에서 2021년 2482쌍으로 유지됐지만, 턱끈펭귄 개체수는 같은 기간 3332쌍에서 2197쌍으로 감소했다.

최창용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번식 시기의 변화는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젠투펭귄과 달리 턱끈펭귄의 번식 시기 변화는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슈2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