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액공제 '15%+α' 기대…반도체특별법 3월 통과 '가시권'

국회 기재위, 16일 조세소위서 심사
반도체 세액공제 비율, 정부안보다 확대 전망
이재명 '골드 타임' 언급 이후 野 속도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반도체특별법'이 3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여야는 오는 16일 기재위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반도체특별법을 심사한 뒤 합의 처리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모았다. 법안에는 반도체 세액공제 비율을 기존 정부안보다 상향하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조세특례제한법 정부안은 반도체 관련 시설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설비 투자 세액공제를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투자금액의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투자금액의 16%에서 25%로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직전 3년간 평균 투자액 초과분에 대한 10% 추가 세액공제 등을 포함하면 공제율은 최대 25~35%로 늘어난다.

여당 측 기재위 간사인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미 조세소위나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세액공제 비율과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었고, 16일에 논의해 처리를 하려고 한다"며 "정부·여당은 정부안이 제출돼 있기 때문에 정부안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안보다 더 세액 공제율을 높이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 측 기재위 관계자도 "반도체의 경우 세액 공제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에는 민주당 내에서도 어느 정도 공감이 돼 있다"며 "세수 문제가 없을 경우 정부안보다 더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열어뒀다. 다만 "일단 충분히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당내 및 업계 등 추가적인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앞서 민주당은 세액 공제율 상향에는 부정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반도체지원법이 시행되면서 반도체 산업 지원이 필요하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당내 갈등이 악화된 가운데 당 지도부는 민생 입법을 더욱 강조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 대표도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위기 대응에는 속도가 생명이다.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때처럼 늑장 대응, 부실 대응으로 골든타임을 또다시 놓쳐선 안 된다"라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반도체 지원법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전문가 긴급 간담회를 연다. 민주당 관계자는 "세계 반도체 산업 현황과 미국의 압박 등 상황으로 인해 세액 공제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민주당에서도 친환경 에너지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기재부가 정부안의 미흡함을 일부 인정한 것도 여야 합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재부가 통과시킨 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검토를 지시하자 기재부는 지난 1월3일 공제 비율을 더 높인 개정안을 발표해 국회에 제출했다. 당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더 일찍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 하고 요청드리지 못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뒤늦게 문제 인식을 갖고 세법 개정안을 냈으니 도와 달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에너지 전환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기업 투자 세액 공제 확대 등 내용을 담은 '한국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법)' 발의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기재위 조세소위에서 정부안과 함께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부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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