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동아리·축제 즐길래요'…캠퍼스 '노마스크' 개강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됐지만 "아직은 어색"
수학여행도 못 간 새내기는 "대학생활 기대"
선배들 "후배들과 교류·대외활동 많이 할 것"

꽃다발을 품에 안은 송모씨(78)가 입학식이 열리는 서울대 체육관이 어딘지 길을 물어왔다. 가쁜 숨을 내쉬던 그는 이날 입학한 손주에게 안길 꽃다발을 사기 위해 타고 오던 아들 차에서 내려 걸어오는 길이라고 했다. 송씨는 "손주가 여러 명 있는데 코로나 시기라 입학식·졸업식이 있었지만 죄다 가지 못했다"며 "감염 우려가 있어 입학식에서 마스크를 계속 쓰긴 할 거지만 이번엔 이렇게 와서 축하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2일 오전 11시께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입학식을 위해 학교를 찾은 학생과 가족들이 정문 '샤' 마크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황서율 기자 chestnut@

2일 오전 11시께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이날 입학식과 개강을 한 대학교 캠퍼스는 학생들로 활기가 넘쳤다. 서울대 정문 앞에는 많은 새내기 학생들과 가족들이 정문 '샤' 마크 앞에서 마스크를 벗고 활짝 웃으면서 사진을 찍었다. 장윤서씨(19·조소과)는 "반수를 해서 입학했는데 지난 학교 때는 입학식을 유튜브로만 볼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는 축제나 동아리 홍보 행사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마스크를 완전히 벗고 캠퍼스를 누비는 것을 다소 어색해 했다. 입학식이 열리는 체육관은 많은 학생들이 몰리면서 서서 입학식에 참석하는 새내기들도 있었지만 몇몇을 빼고는 마스크를 완벽히 착용한 모습이었다. 오후 12시께 방문한 서대문구 연세대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가던 학생들도 식사 시간이 끝나자 마스크를 쓰며 방역에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대 입학식에 참여한 정서현씨(18·원자핵공학과)는 "감기가 걸린 상태라 혹시나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할까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학생 김모씨(20·대기화학과)는 "오전 수업에 들어가니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어 그냥 쓰고 수업을 들었다"면서 "앞으로 마스크를 벗고 수업을 듣는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조성될 때에야 안 쓰고 수업에 참여할 것 같다"고 전했다.

오전 11시께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캠퍼스를 거닐고 있다. 이들은 밝은 표정이었지만, 방역에 대한 우려가 있는 듯 대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사진= 최태원 기자 skking@

다만 새내기 학생들은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했던 고등학교 때와 달리 대학생활은 좀 더 즐거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화여대 새내기 김모씨(19·국제학부)는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도 가지 못해 단체활동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며 "적응할 수 있을지는 걱정되지만 멘토링 활동과 밴드 동아리 활동에도 참여하면서 대학생활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서울대 새내기 김연제씨(18·인류학과)는 "고등학교 1학년 때는 6월이 돼서야 학교에 첫 등교를 해서 세 달 동안 친구들 얼굴도 모른 채 시간을 보냈다"면서 "이번엔 친구들과 시간표를 맞춰서 강의를 신청했는데 서로 얼굴을 보고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즐겁다"고 미소를 지었다.

재학생들 역시 그간 중단됐던 캠퍼스 생활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입학식에 맞춰 동아리 홍보 부스를 설치한 서울대 학생 박희성씨(22·경제학과)는 "코로나 같은 것은 신경쓰지 않고 2019년처럼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후배들을 만날 생각에 기대된다"고 했다. 연세대 2학년에 재학중인 권모씨(21)도 "그간 대면 활동이 적었다"면서 "첫 서울 캠퍼스에서의 대학 생활인데 대외활동이 이전보다 많아질 것 같아 가능한 많이 참여해 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회부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사회부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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