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희기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자국이 현재 분열된 상태이지만 미국의 정치적 분열보다는 낫다고 말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CNN과 인터뷰에서 양국의 분열 양상에 대해 이처럼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심각하게 분열된 곳도 있다"며 "(미국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아주 많이 분열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좋든 싫든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며 "브라질에는 혐오 문화는 없다"고도 말했다.
양국은 대선 결과에 불복한 극우세력에 의한 폭동이 일어났던 경험이 있다. 지난달 8일 브라질에서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통령궁과 의회 등에서 소요를 일으켰고, 미국에서는 2021년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켰다.
룰라 대통령은 미국 의사당 폭동에 대해 "민주주의의 상징이었던 나라에서 누군가 국회의사당을 습격하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에서 민주주의가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전 세계에 조직화한 극우집단이 있고 우리가 조심하지 않으면 나치와 같은 행태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트럼프의 충실한 모방자"라며 "트럼프와 보우소나루 모두 노동조합을 좋아하지 않고 노동자, 여성, 흑인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 플로리다에 머무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송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법원의 결정에 달린 일"이라면서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언젠가는 브라질로 돌아와 모든 소송에 직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 달라는 서방의 요청을 거부한 데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의 실수이며 우크라이나는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전쟁을 끝내고 싶기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고령에 국가 지도자직을 수행하는 데 대한 질문에는 노화는 투쟁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에게나 존재하는 것이라며 "나는 77세이지만 30세 같은 에너지와 힘을 갖고 있다. 나의 안식처는 브라질 국민이고, 그들의 삶을 더욱 낫게 만들어야 하기에 잠을 이룰 수 없다"고 전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