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핫피플]'좋은 사과 찾아...무작정 강원도 양구로'

당도 높고 과육 단단
9개월간 설득 끝에 도입
다양한 산지 찾아 발품

"사과를 가장 많이 재배하는 경북 청송을 갔는데 재배하던 분들이 강원도 양구로 많이 올라갔다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무작정 양구로 향했습니다."

김동훈 롯데마트 과일팀 상품기획자(MD)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본사에서 만난 김동훈 과일팀 상품기획자(MD)는 "실제로 가보니 양구 사과가 당도가 높고 과육이 단단해 품질이 좋았다"며 "사과가 자라기 좋은 높은 지대와 큰 일교차라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고 말했다.

양구 사과는 금강산에서 춘천으로 내려오는 길목의 38선 인근 양구 해안면 해발 400~500m 고지대에 형성된 분지에서 재배된다. 김 MD는 "이곳은 주위가 화채그릇처럼 생겼다 해 일명 펀치볼 마을로 불린다"며 "사과는 연평균 8~11도에서 잘 자라는데 양구의 연평균 기온은 약 9.8도"라고 소개했다.

양구 사과를 도입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김 MD는 "2021년 봄 양구군농협 해안 농산물 산지유통센터(APC)를 갔을 때 물량이 많이 없고, 유통회사와 거래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며 "9개월간의 설득과 노력 끝에 그해 겨울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 오픈 때 시범 판매를 할 수 있었고, 지난해 12월 양구 펀치볼 사과를 정식으로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일 MD에게 재배 지역의 북상은 기후 변화를 체감하게 하는 요소다. 김 MD는 "원래 사과는 경상도에서 70% 이상이 나온다. 이제는 충청도, 강원도 지역에서도 재배가 활발하다"며 "감귤은 나주, 대전, 충주 등 내륙 곳곳에서 재배되고 있고 배도 천안, 평택 등 중북부 지역에서 많이 생산된다"고 밝혔다.

결국 다양한 과일 산지를 찾기 위해서는 발품을 파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 MD는 "고객 중 ‘내 고향에선 어떤 상품이 유명한데 왜 안 파느냐’고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그렇게 산지로 가서 지방자치단체·농업기술센터·농업협동조합과 협업을 한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터넷, 영농기술서, 학술지 등도 매일 찾아본다"고 강조했다.

롯데마트 과일의 차별점은 고당도의 신선한 과일이다. 김 MD는 "100% 비파괴 당도 선별을 기반으로 철저한 선별 기준을 적용한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산지를 그대로 옮긴 듯 신선한 과일을 판매하는 산지뚝심 프로젝트도 확대하고 있다. 각 지역에서 농가와 함께 협업하는 로컬 MD 제도를 운영해 우수한 산지와 생산자를 각 지역 점포와 직접 연결한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는 K-품종 프로젝트의 활성화이다. 김 MD는 "국내에서 육성한 우수한 품종과 신품종 농산물을 판매해 종자 주권 회복과 농가 수익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 얼마나 길러야 하는지 등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롯데마트 과일 MD 대부분은 농산물 경매사 시험에 응시해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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