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단위' 비용에도 지갑 여는 예비부부
중소 예식장 폐업·코로나 후 식장 수요↑
결혼식장 수요가 폭발하며 결혼 준비 첫 단계인 예식장 예약이 치열해졌다. 코로나19 기간이 이어지며 중소 예식장들이 폐업했고 고급 웨딩홀을 선호하는 결혼시장 양극화가 일어난 점이 예약난의 원인으로 꼽힌다.
2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주요 예식장의 경우 올해뿐 아니라 내년까지 예약이 거의 마감되었다. 특히 성수기 중에서도 토요일 점심, 저녁과 일요일 점심 같은 '황금 시간대'는 잔여 시간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 중심지에 위치한 롯데호텔 서울과 시그니엘 서울 예식장의 경우 올해 5월 주말 점심시간 대 예식 예약은 거의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5월의 경우도 연휴 기간인 첫째 주를 제외하고 황금 시간대는 모두 마감된 상황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비수기 일부 시간대나 드물게 나오는 예약 취소 건수를 제외하면 선호 날짜들의 웨딩 예약이 모두 마감됐다"며 "내년에도 웨딩 비수기인 1~2월 몇 타임을 제외하고 5월까지의 주말 인기 시간대는 모두 예약이 끝났다"고 말했다.
웨스틴 조선 서울의 경우에도 올해 12월까지 예식장 예약이 다 찼다. 현재 내년 4~6월 예약을 받고 있으며, 주말 인기 시간대의 경우 빠르게 예약이 차고 있다.
다른 호텔의 상황도 비슷하다. 글래드호텔 여의도의 경우 내년 상반기 성수기(4~5월) 예약이 거의 끝나 잔여 타임에 대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고, 켄싱턴호텔 여의도는 올해 주말 시간대 예약률이 70~80%다. 비수기 일부 시간대를 제외하면 주요 시간대 예약은 거의 마감됐다.
예비부부의 선택지가 줄어든 가운데 SNS 활성화로 프리미엄 예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특정 업체들에 대한 예약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 시내 주요 5성급 호텔에서 결혼할 경우 하객 400명 기준 예상 비용은 최소 1억원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옵션을 가장 기본으로 하면 9000만원대 중반부터 가능하다"며 "꽃장식이나 식사 등 각종 옵션에 따라 많게는 2억5000만원까지 올라간다"고 전했다.
호텔업계는 높아진 고급웨딩 수요에 발맞춰 연회장 등 웨딩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예식장 업계는 호텔 예식이 하객의 접근성이나 식사의 품질을 보장하고, 결혼식 시간이 3시간 이상으로 넉넉해 선호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리미엄 수요가 늘어난 점과 고물가로 인해 럭셔리 웨딩과 일반 예식장 사이의 격차가 다소 줄어든 점, 대형 호텔이 서비스 이용과 접근성 면에서 용이한 점 등이 두루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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