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해영기자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월가 족집게'로 불리는 바이런 빈 블랙스톤 부회장이 미국의 통화 긴축으로 올해 완만한 경기 침체가 오면서 주식시장이 급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가 올해 중반 바닥을 친 후 지난 2009년에 버금가는 상승장이 펼쳐지고, 유가는 올해 50달러에서 경기가 회복되는 내년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하반기 종전 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스톤에 따르면 바이런 빈 부회장은 4일(현지시간) 조 자이들 수석 투자전략가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투자자를 놀라게 할 10가지(10 surprise of 2023)' 리포트를 공개했다. 50년 이상 월가에서 투자업무에 종사해온 빈 부회장은 모건스탠리 수석투자전략가로 근무하던 1986년부터 매년 초 금융·산업·정치 이슈를 중심으로 50% 이상의 확률로 발생할 수 있는 10가지 예측을 내놓고 있다.
빈 부회장은 올해 38번째 리포트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과의 줄다리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피벗(pivot·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검토하는 대신 기준금리를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에 따라 실질금리는 10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봤다. Fed가 다른 국가 중앙은행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성향을 띠면서 엔·유로 대비 달러화 강세 또한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Fed의 인플레이션 억제 성공에도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완만한 경기침체(mild recession)'가 오면서 증시는 올해 중반 바닥을 찍고 상승할 것이라고 빈 부회장은 전망했다. 특히 "2009년에 버금가는 회복세가 시작될 것"으로 점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하반기 종전 협상에 착수할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빈 부회장은 "상반기에는 전쟁으로 폭격, 파괴, 사상자 발생이 지속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고통과 비용 부담에 내몰린 양측 모두 휴전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영토 분할 협상에 착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봉쇄 완화에 나선 중국 경제는 올해 5.5%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드 코로나' 전환 후 확진자가 폭증하는 중국의 경제 활동이 올해 정상화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그는 "중국이 서방과의 무역 관계 재건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며 "글로벌 실물 자산, 상품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유가는 올해 50달러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봤다. 중동과 베네수엘라의 생산량 증가, 셰일가스 시추 기술인 수압 파쇄법 증가도 유가를 떨어뜨릴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2023년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유가가 내년에는 100달러를 터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후 잡음이 끊이질 않는 트위터도 연내 정상화될 것으로 봤다. 빈 부회장은 "광고주들이 트위터 지원을 꺼리고, 막대한 부채로 채권자들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머스크는 연말께 트위터를 회복의 길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