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TSMC 격차 더 커져…파운드리 4분기부터 역성장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들의 쇄도하는 주문에 호황기를 맞이했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계가 3분기 성장을 끝으로 역성장 기로에 섰다. 세계 2위 삼성전자는 이미 3분기부터 매출과 점유율이 더 떨어져 1위 TSMC와의 격차가 벌어졌다.

9일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글로벌 ‘톱10’ 파운드리 기업들의 매출 총합을 전 분기대비 6% 증가한 352억1000만달러로 집계했다. 전체 매출 증가에는 애플이 아이폰14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애플을 최대 고객사로 두고 있는 세계 1위 기업인 대만 TSMC의 매출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 컸다.

다만 트렌드포스는 세계 경제성장이 부진하고 중국의 고강도 코로나19 억제 정책과 높은 물가상승률이 소비심리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어 현재 반도체 재고 소진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4분기 파운드리 주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4분기에는 파운드리 상위 기업들의 전체 매출이 3분기 보다는 뒤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전 분기대비 매출 증가세가 계속됐던 지난 2년간의 파운드리 업계 호황이 올해 3분기를 끝으로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덧붙였다.

3분기 매출은 TSMC가 201억6300만달러로 1위다. 지난 2분기 보다 매출이 11.1% 늘었다. 시장점유율 역시 56.1%로 2분기 보다 2.7%포인트 높아졌다. 2위 삼성전자는 매출 55억84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점유율은 2분기 보다 0.9%포인트 낮아진 15.5%를 기록했다. 3위 UMC, 4위 글로벌파운드리, 5위 SMIC는 각각 매출액 24억7900만달러, 20억7400만달러, 19억700만달러로 0~4%대 매출 성장률을 나타냈다. 업계 특성상 상위 1~2위 기업이 시장 70% 이상을 독점하고 톱5 기업이 전체 시장의 9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특정 상위기업이 대규모 수주를 따낼 경우 나머지는 매출, 점유율 타격이 불가피한 구조다. 이에따라 파운드리 선단공정에서 경쟁하고 있는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는 3분기 40.6%포인트로 2분기 37.0%포인트 보다 더 커졌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TSMC를 제외한 파운드리 대부분의 기업이 고객사의 주문 축소에 영향을 받았다"며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는 (TSMC처럼) 아이폰 신제품 시리즈 효과를 일부 보기는 했지만 시장 점유율이 15.5%로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한편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파운드리업계도 실제 주문 감소를 실감하고 있다. 한 파운드리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분위기도 내년에는 안좋을 것으로 본다"며 "수주산업 특성상 업체마다 수주계약 시기, 특정 고객군 확보 등 요인으로 인해 반짝 수주 효과가 있는 곳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반도체 수요 부진 영향이 있어 파운드리 업계는 올해보다 더 상황이 안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다보니 신규 고객확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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