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중꺾마' 열풍, 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손흥민 "선수들에게 큰 영향"
결과보다는 과정 중시하는 문화 반영한 현상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가 끝난 뒤 권경원(왼쪽), 조규성 선수가 태극기를 들고 있다.[이미지 출처=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트위터]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가 화제다. 한국 대표팀이 포르투갈전에서 2-1로 승리해 16강에 진출한 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적힌 태극기를 흔든 것이 계기가 됐다. 이 태극기는 관중석에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문구는 '중꺾마'로 불리며 정치권과 기업들이 활용하면서 널리 확산했다.

월드컵에서 마스크 투혼을 발휘했던 손흥민 선수는 7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우리 선수들은 정말 가능성만 보고 달려갔다. 최선을 다하고 투혼을 발휘했다"라며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정말 멋있는 말들이다. 선수들에게 정말 큰 영향을 줬다"라고 말했다. 조규성 선수도 "지고 있을 때나 이기고 있을 때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그 문구('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를 보고 한발짝 더 디딜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꺾마'는 '2022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으로부터 유래했다. 이 대회는 게임 제작사가 직접 개최하는 최대 규모이자 시즌을 결산하는 게임 세계 대회다. 쿠키뉴스는 팀 DRX의 주장 김혁규 선수(게임명 '데프트')를 인터뷰 한 기사의 제목을 "로그전 패배 괜찮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달았다. 약팀으로 평가됐던 DRX는 인터뷰 이후 기적적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이 인터뷰 제목은 좋지 못한 환경을 만나더라도 굴하지 않는 강한 의지를 뜻하는 밈으로 쓰이며 퍼져나갔다.

기사 제목을 담당했던 문대찬 쿠키뉴스 기자는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중꺾마'라는 단어가 이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다"라며 "롤드컵 당시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김혁규 선수의 단단한 마음에 깊은 인상을 받고, 홀린 듯 인터뷰 영상의 제목을 붙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롤드컵, 월드컵 선수들이 보여준 '마음만 흔들리지 않으면, 희망을 볼 수 있다'는 메시지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것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월드컵 밈 열풍은 20년 전에도 있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독일과의 4강전에서 등장한 '꿈은★이루어진다'는 문구는 월드컵이 끝난 이후에도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다. 다만 당시 문구는 필승이라는 결과를 중시했다면, '중꺾마'는 과정에 방점을 찍었다는 데 차이가 있다. '중꺾마' 열풍에는 승패와 관계없이 꺾이지 않는 마음이 소중하다는 정신이 담겨 있다. 한국 대표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진출에 실패했어도 여전히 '중꺾마'가 회자되는 이유다.

이현정 기자 hyunju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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