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축구팀 ‘롤스로이스 포상’ 소문은 가짜뉴스

사우디 감독 “겨우 1승 … 뭘 얻을 때가 아니다”
폴란드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0-2로 패배 … 멕시코와 최종전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대표팀 에르베 르나르 감독(왼쪽)과 공격수 살리흐 샤흐리 선수가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축구 강국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1승을 거둔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포상으로 롤스로이스 자동차 1대씩을 받는다는 소문은 '가짜뉴스'로 밝혀졌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BS와 영국 더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에르베 르나르 감독과 공격수 살리흐 샤흐리 선수는 롤스로이스 선물설에 대해 공식 부인했다. 기자회견 당시 한 기자는 롤스로이스 포상 소식을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며 샤흐리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어떤 색 차를 골랐냐"고 물었다. 이에 샤흐리는 "우리는 조국에 봉사하러 이곳에 온 것이고, 그것만으로도 최고의 성취"라고 말해 롤스로이스 포상을 받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더 나아가 르나르 감독은 단호한 태도로 소문을 일축했다. 그는 "우리 선수 중 그 누구도 왕실로부터 선물을 받은 적이 없다"며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르나르 감독은 "우리 축구협회와 스포츠 당국은 매우 진지하다. 이제 겨우 1승만 거뒀고 아주 중요한 두 경기가 남아 있다"며 "지금은 무언가를 얻을 때가 아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앞서 지난 22일 사우디 아라비아가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를 2-1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자,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자국 대표팀 선수들에게 롤스로이스 자동차 1대씩을 선물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들 언론은 RM6 밀리언 롤스로이스 팬텀이라는 구체적인 모델명까지 밝혔는데, 해당 차량의 가격은 대당 한국 돈 13억원에 이르러 선수단 전체를 놓고 보면 포상 규모는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해 누리꾼들은 '통 큰' 사우디 왕실의 스케일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보도 당시부터 롤스로이스 포상에 대한 사우디 왕실의 공식 발표가 없었던 데다, 이러한 소문이 사우디 아라비아나 인접 국가도 아닌 중국과 말레이시아, 인도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져나가 애초부터 의구심을 가지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이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경기 다음 날인 23일을 임시 공휴일로 선포한데다, 빈 살만 왕세자가 가족과 얼싸안고 기뻐하는 모습의 사진이 보도되면서 롤스로이스 선물도 충분히 실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는 여론이 조성되기도 했다.

사우디는 26일 오후 10시 폴란드와의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0-2로 패했으며, 다음 달 1일 오전 4시 멕시코와 최종전을 가질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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