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취재본부 황두열 기자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황두열 기자] UNIST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팀이 실제 데이터 기반으로 인공지능(AI)을 응용해 ‘금속 표면 3D 형상’을 가상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3D프린팅 기법의 하나인 ‘직접 에너지 적층(Direct Energy Deposition, DED) 공정’은 로켓 부품과 같은 대형 금속 부품을 제조하거나 더는 가공하지 않아 수리가 어려운 파손 부품을 고치는 데 유용하다.
공정은 높은 강도와 연신율을 얻을 수 있지만 피로 특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표면 특성을 제어하기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장비를 오래 익힌 전문가가 아닌 경우에는 높은 인장 강도와 연신율, ‘특정한 표면 형상’을 쉽게 얻어 내기가 어렵다. 특히 티타늄과 같은 고가의 소재를 사용하는 경우 많은 공정 개발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연구팀은 비숙련자라도 쉽게 원하는 표면 특성을 얻을 수 있도록 AI가 DED 공정 조건에 따라 예상되는 표면을 가상으로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AI는 DED 공정인 레이저 출력과 분말 분사 속도, 스캔 속도에 따른 표면 스캔 이미지를 학습하고 임의의 공정 입력에 대한 예상되는 가상 3D 표면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 다양한 공정 조건에 따라 예상되는 금속 표면 이미지를 수초 만에 빠르게 만들었다. 이는 실제 동일 공정으로 제조한 금속 표면의 특성을 잘 나타냈고 AI가 추천한 공정 조건으로 제조된 표면은 미세조직적인 특성도 우수했다.
논문의 제1 저자로 참여한 김태경 UNIST 기계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로 개발한 가상 금속 표면 제조 AI는 DED 공정과 같이 어렵고 복잡한 제조 공정 결과를 실제와 가깝게 예상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제조 DB의 꾸준한 축적과 학습으로 해당 장비 전문가가 아닌 신규 작업자라도 쉽고 빠르게 높은 품질을 얻어 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성효경 국민대 교수는 “티타늄 합금과 같은 고가의 소재는 공정 개발 단계에서 많은 초기 비용이 든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구현된 인공지능 가상 제조기술로 소재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신저자로서 연구를 총괄한 정임두 UN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제조업에서는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품질이 크게 좌우되는 경우가 많고 노하우를 가진 작업자의 부재 시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가상 제조 AI 같은 기술이 많이 개발될수록 공정 작업자에 따른 품질 편차를 낮추고 디지털화로 궁극적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카네기 멜런대, 조지아 공대, 경상국립대, 국민대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제조 부문 세계 JCR 랭킹 5% 이내 국제학술지인 ‘버츄얼 앤 피지컬 프로토타이핑(Virtual and Physical Prototyping)’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