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토끼 머리띠’ 남성 “내 얼굴 올리고 마녀사냥” 일부 네티즌 고소

SBS 프로그램에서 억울함 주장 … 당시 이동 시간·위치 등 공개
경찰, 참사 당시 사람들 밀었다는 의혹 제기된 시민 신원 확인 작업 중

7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이태원 참사 발생 당시 현장에서 시민들을 고의로 밀었다는 의혹을 받은 일명 '토끼 머리띠' 남성이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남성은 일부 네티즌들을 고소하기도 했다.

'토끼 머리띠 남성'으로 지목된 A씨는 지난 5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 핼러윈의 비극, 외면당한 SOS 편'에 출연해 "제 얼굴을 모자이크 안 하고 올리고, 모욕적인 말 쓴 사람들을 고소했다. 경찰서 가서 증거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대여섯 명의 무리가 주도해 사람들을 밀기 시작했다" "토끼 머리띠 한 남성이 밀라고 소리쳤다"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확산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아예 모자이크를 하지 않은 A씨 얼굴을 온라인상에 퍼다 나르는가 하면, 모욕적인 표현까지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참사 당일 친구들과 주고받았던 카카오톡 메시지와 사진, 교통카드 결제내역 등을 공개했다. A씨가 공개한 교통카드 내역에 따르면, 그는 29일 오후 9시 55분 이태원역에서 승차한 후 오후 10시 17분에 합정역에서 하차한 것으로 추정된다. 압사 참사는 이날 오후 10시 15분쯤 발생했다.

이태원 일대 폐쇄회로(CC)TV에 그가 찍힌 위치는 사고 현장 바로 앞이었으며, 시간대 역시 해당 골목길을 문제없이 빠져나갈 수 있을 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또 그날 아무도 밀지 않았다며 거듭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는 "당연히 그 사고로 지인 분들이나 그 기사를 본 사람들이 많이 화가 나고, 그래서 더 범인을 찾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라면서도 "경찰, 형사분들도 지금 분위기가 토끼 머리띠 한 그 사람들 잡으려고 기를 쓰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A씨 외에 당시 사람들을 밀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민들에 대해 추가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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