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조기자
[아시아경제 노경조 기자]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25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출범식을 열고, 인구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연구원은 최근 심각한 초저출산, 초고령화 문제로 인해 봉착한 국가 소멸의 위기를 민간 차원에서 극복하고자 발족됐다. 향후 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올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 방안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인실 전 통계청장이 초대 원장으로 추대됐으며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이사장,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이 발기인 대표를 맡았다.
이날 출범식에는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 감경철 CTS기독교TV 회장 등 재계·학계·종교계 주요 인사 60여명이 참석했다. 이 외에도 각계각층에서 81명의 인사가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24개 단체 및 기업이 파트너기관으로 등록했다.
김종훈 발기인 대표는 개회사에서 "지난해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인구 유지선(2.1명)의 3분의 1 정도이자 세계 최저 수준"이라며 "이대로라면 2050년에는 한국이 전 세계에서 고령화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기업이 당면해 있는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에 걸쳐 막대한 예산과 사회적 비용이 소요되므로 범국가적으로 유효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정부, 정치권, 종교계, 기업, 시민단체 등 모든 국민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운찬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감사원은 30년 후 우리나라 기초자치단체의 70%, 50년 후 93%가 소멸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며 "한국이 지구에서 사라지는 최초의 국가가 될 것이라는 세계적인 석학의 경고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앞으로 5~10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어 더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국민이 나서야 하고 기업과 종교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전했다.
이인실 원장은 "지난 2006년부터 추진해온 정부의 저출산·고령사회 정책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현상을 관찰하고 부처별로 표면적인 결과에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칸막이를 없애고 전방위적인 관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국내 인구 문제는 매우 독특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나 이러한 특성을 고려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여러 집단의 다양한 목소리를 한데 모아 논의할 수 있는 장을 열고 통섭적인 연구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인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일환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인구 문제 해결에 책임 있는 자세로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서 CTS기독교TV, 전국경제인연합회, 포스코, 한양대 등 4곳이 연구원과 협약을 체결했다. 출범식 이후에는 '기업이 인구 회복의 길에 앞장선다-인구 축소 시대 민간기업의 책임과 역할'을 주제로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인실 원장을 좌장으로 양원준 포스코 부사장, 은기수 서울대 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는 향후 연구원 활동에 반영할 예정이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