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손선희기자
[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 중반을 기록하며 두 달 연속 둔화세를 이어갔다. 하반기 들어 한풀 꺾인 국제유가 영향이 컸다. 하지만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5%대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7.5%)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이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2020=100)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5.6% 올랐다. 물가상승폭은 지난 7월 6.3%를 기록한 뒤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축소됐다.
최근 물가 상승세가 주춤한 배경에는 국제유가와 같은 대외변수 요인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여름께 120달러(배럴당)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8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의 가파른 상승세가 둔화하는데 가장 주효한 영향을 준 것은 석유류 가격 오름세 둔화"라고 말했다.
농산물이나 석유류를 제외하고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4.5% 오르면서 전월(4.4%) 대비 오름세가 확대됐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4.1% 올라 전월(4.0%)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특히 외식물가는 9.0%나 뛰어 30여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체 소비자물가에 크게 영향을 주는 대외요인을 제외하면 여전히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9월까지 누계 물가상승률은 5.0%다. 이달 전기·도시가스 요금 인상도 예정됐고, 환율도 뛰는 등 상방 요인이 적지 않은 만큼, 연간 기준으로 5%대의 물가상승률이 확실시된다. 이는 1998년(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4.7%)보다도 높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